위메프가 온라인 유통시장의 치열한 배송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빠른 배송을 포기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위메프, 배송경쟁에서 발빼고 '최저가' 내걸고 내실로 간다

▲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


위메프는 최근 신선식품 배송서비스인 ‘신선생’과 직매입사업인 '원더배송'을 대폭 축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위메프에서 직매입에 해당하는 상품매출은 2017년보다 50.5% 줄었다.

업계의 경쟁은 배송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이와 반대되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대신 위메프는 ‘투데이특가’, ‘히든프라이스’ 등 날마다 특가행사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위메프가 쓴 마케팅비용도 매출의 22.6%를 차지해 전년보다 10.5%포인트 증가했다.

4월 말부터는 ‘최저가 보상제’를 내놓고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면 차액만큼 포인트로 보상해 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특히 쿠팡보다 가격이 비싸면 차액의 200%를 보상해준다.

위메프는 ‘C사와 식품 가격 비교결과 공개’라는 제목의 자료까지 공개했다. 4월25일~5월1일 위메프 식품 카테고리에서 누적매출 상위 50개 품목의 가격을 비교하니 74%에 이르는 37개가 C사보다 저렴했다는 것이다. C사는 쿠팡으로 짐작된다.

사실상 쿠팡을 명시한 것과 다름없다보니 지나친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직매입 비중을 끌어올려 미리 재고를 구비해둬야 하는데 위메프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물류비용 부담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아낀 물류비용을 마케팅비용으로 지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메프는 비용 부담이 높은 직매입구조를 버리고 수수료 수익에 치중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 4294억원, 영업손실 390억원을 냈다. 매출은 작년보다 9.3% 줄었지만 영업손실도 6.4% 감소했다.

마케팅 관련 비용이 늘었는데도 적자폭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업계의 물류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위메프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에 집중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와 쿠팡, 위메프, 티몬 등의 외형 성장률과 손익 순위를 각각 비교해 보면 대체로 손익이 좋을수록 외형 성장률이 낮았다.

2017년과 비교한 지난해 매출 성장률을 보면 쿠팡이 64.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티몬(40.1%), 이베이코리아(3.1%)로 뒤를 이었다. 위메프는 9.2% 감소했다.

반면 손익은 이베이코리아가 486억 원으로 유일하게 이익을 냈고 그 뒤로는 각각 위메프가 390억 원 , 티몬이 1279억 원, 쿠팡이 1조97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