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물량 확보와 영업 판매를 통해 지속적 경영을 하는 것이 경영자로서 가장 중요한 목표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3월 노조에 임단협 타결에 뜻을 모으자며 한 말이다.
 
[오늘Who] 시뇨라, 르노삼성차 수출물량 확보 위한 발걸음 무거워

▲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시뇨라 사장이 2018년 임단협을 놓고 11개월 만에 가까스로 노조와 합의점을 찾은 만큼 이런 목표를 이루는 일에 전력투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임단협 지연으로 본사와 소비자의 신뢰를 잃으면서 수출물량 확보와 판매 회복이 더욱 어려워진 만큼 목표를 향한 발걸음은 더욱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17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노조는 21일 찬반투표를 벌인다. 노조원의 50% 이상이 잠정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면 가결된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일시금을 1770만 원 지급하고 노동강도 완화와 관련해 직업훈련생 60명을 충원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임단협 장기화로 노조원들의 피로감이 최고조에 이른 데다 노조원 사이에서도 임단협 지연으로 회사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잠정합의안은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제 막 한 고비를 넘겼지만 시뇨라 사장은 숨 돌릴 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 수출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말 닛산 로그 위탁계약이 종료되는데 임단협 지연으로 본사의 신뢰를 잃으면서 내년에 출시될 XM3의 수출 물량 배정을 두고 확답을 받지 못했다.

시뇨라 사장은 수출물량 확보를 위해 직접 프랑스 본사를 방문하거나 화상회의을 통해 물량 배정을 놓고 본사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2018년 임단협을 조속히 타결하라는 본사의 요구 사항을 소화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발언권이 약해진 만큼 본사를 설득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은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이 운영하고 있는 공장과 물량 배정을 놓고 사실상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만큼 시뇨라 사장은 부산 공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은 세계에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모두 50여 곳 두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프랑스 본사로 가고 또 화상회의로 본사와 지속적으로 물량 배정을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판매 부진이라는 큰 산도 넘어야 한다.

르노삼성차는 시뇨라 사장이 부임한 2017년 이후 줄곧 판매량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더구나 최근 임단협 지연으로 브랜드 평판까지 나빠져 르노삼성차는 판매량을 반등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내수 2만2812대, 수출 3만118대 판매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8%, 51.1% 줄었다. 지난해 월 평균 내수판매량이 7530대인 점과 비교해도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은 6천대를 밑도는 수준을 이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뇨라 사장은 내년 신차를 잇따라 출시해 판매량 반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는 15일 열린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랩 탐방행사’에서 2020년에 크로스오버차량 XM3를 새로 내놓고 SM6와 SM6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