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의 귀재’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까?

17일 재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집단 가운데 하나로 SM그룹이 거명되고 있다.
  
[오늘Who] SM그룹 우오현, 호남정서 업고 아시아나항공 인수할까

우오현 SM그룹 회장.


SM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두고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호남을 대표하는 대기업집단이라는 상징을 지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호남을 기반으로 두지 않은 다른 기업에게 인수된다면 호남 주민들로서는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인수 과정과 인수 뒤 경영에서 지역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광주의 청년 육성 시민단체인 위민연구원은 4월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은행, 금호타이어에 더해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설이 나오면서 변변한 산업단지 하나 없는 광주와 전라남도 지역민은 향토기업이 하나씩 무너지는 모습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호남민의 성원과 기대를 바탕으로 성장했는데 모기업의 부실로 대기업에 매각한다면 광주와 전남의 지역경제에 직접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 매각 당시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에 매각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호남 지자체들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우 회장은 전라남도 고흥에서 태어나 광주상업고등학교, 광주대학교, 조선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호남출신 기업인이다. SM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면 호남 지역민의 반발이 줄어들 수 있다. 

우 회장이 지금까지 SM그룹을 키워온 방법이 인수합병이었다는 것도 SM그룹에 시선이 몰리게 하는 이유다.  

SM그룹은 2004년부터 인수합병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SM그룹은 2004년 건설사 진덕사업, 2005년 건전지 제조사 벡셀, 2006년 건설자재회사 경남모직, 2007년 남선알미늄을 인수했다. 이후에도 티케이케미칼, 우방건설 이플러스카드, 신창건설 등을 인수했고 2013년에는 해운업계 4위였던 대한해운을 인수했다. 

우 회장은 특히 부실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능력을 발휘해왔는데 현재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에 우 회장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SM그룹에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자금력이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SM그룹의 자산 규모는 2018년 6월 대표회사 공시 기준 약 8조5982억 원이다. SM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자산과 현금성자산을 합치면 2조8130억 원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2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물론 기업이 인수합병을 진행하는데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을 활용하는 방법 외에도 재무적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재계 순위 10위권에 드는 SK그룹, 한화그룹, 롯데그룹 등에게도 부담스러운 매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아시아나항공을 SM그룹이 매수하겠다고 뛰어드는 것은 재무적 부담이 클 수 있다. 

일각에서는 SM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통째로 인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만큼 아시아나항공이 분리매각된다면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등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를 인수하는 데 뛰어들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SM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주체로 거명되는 요인 가운데 하나인 호남을 기반으로 둔 기업이라는 점이 반대로 정부의 호남기업 특혜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SM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선을 긋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내부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