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를 한 계단 또 올렸다.

김 회장은 대규모 인수합병과 함께 단단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를 높이고 있다.
 
한화그룹 재계 순위 계속 약진, 김승연 수익성도 잡았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자산규모가 10조 원이 넘어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10대 기업집단 가운데 2019년 자산규모 순위가 바뀐 기업집단은 한화그룹과 GS그룹이 유일하다.

한화그룹은 65조6천억 원 규모의 공정자산을 보유해 62조9천억 원을 보유한 GS그룹을 제치고 자산순위 7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올랐다.

공정위가 매년 발표하는 기업집단의 전년도 말 기준 자산 순위는 보통 재계 순위로 쓰인다.

공정자산은 공정위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자산 규모를 따질 때 사용하는 개념으로 보험사 등 금융 계열사는 전체 자산이 아닌 자본총액과 자본금 중 큰 금액을 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케미칼 등 2018년 주요 계열사의 자산이 크게 늘며 공정자산이 1년 사이 4조3천억 원 증가했다.

재계 순위는 상위권으로 갈수록 공정자산 차이가 크게 나는 만큼 상위권 순위 변동은 흔치 않은데 김 회장은 꾸준히 한화그룹의 순위를 올리고 있다.

김 회장은 대한생명보험을 인수한 효과로 2003년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를 3계단 끌어올린 데 이어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 계열사 4곳을 인수하며 한화그룹을 재계 8위 그룹에 올려놓았다.

대규모 인수합병과 함께 단단한 수익성이 순위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과 빅딜 이후에도 공정자산 규모가 2016년 54조7천억 원에서 2019년 65조6천억 원으로 10조 원 넘게 늘었다. 3년 사이 공정자산이 20% 늘어난 것인데 같은 기간 10대 기업집단의 평균 공정자산 성장률 14%를 크게 웃돈다.

한화그룹은 순이익을 매출로 나눈 매출액 순이익률이 2018년 5.2%로 10대 기업집단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반도체사업에 힘입어 12%대의 매출액 순이익률을 보인 삼성그룹과 SK그룹을 빼면 가장 높았다.

순이익은 이익잉여금으로 자산에 더해지는 만큼 순이익 증가는 자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데 한화그룹은 2016년 5.7%, 2017년 5.4% 등 매년 5%대의 안정적 매출액 순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2014년 1%대, 2015년 2%대에서 삼성그룹과 빅딜 이후 크게 높아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삼성그룹과 빅딜 이후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등 석유화학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점이 안정적 이익에 영향을 줬다”며 “최근 3년 동안 석유화학업황이 호황기를 맞은 점도 이익 확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10대 기업집단 가운데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금융계열사 제외)이 가장 높지만 이 역시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8년 말 기준 비금융 계열사의 부채비율 100.1%를 보였다. 2017년 말보다 4.4%포인트, 2015년 말보다 24.8%포인트 개선됐다.

김 회장이 현재 흐름대로 한화그룹을 이끈다면 한 계단 더 오른 재계 6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재계 6위인 포스코그룹은 2019년 공정위 발표에서 78조2천억 원 규모의 공정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1년 전보다 1조4천억 원 줄었다.

포스코그룹과 한화그룹의 공정자산 규모 차이는 12조7천억 원으로 2015년 말 25조5천억 원에서 최근 3년 사이 절반 넘게 줄었다. 포스코그룹의 공정자산 규모는 2014년 말 84조5천억 원에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