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은 HDC그룹을 어떻게 자산 10조 원 이상 기업집단으로 키워냈을까?

HDC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회사를 나누고 새로 만들며 덩치를 키운 점이 동력으로 작용했다.
 
정몽규, 지주사 전환으로 HDC그룹을 자산 10조 재벌로 키우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16일 HDC그룹의 지주회사 HDC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자산총액 순위에서 HDC그룹은 33위에 올라 2018년 46위에서 13계단 뛰어오르며 59개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크게 순위가 상승했다.

HDC그룹은 자산총액을 2018년 8조 원에서 2019년 10조6천억 원으로 2조6천억 원 늘리며 자산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뿐 아니라 자산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도 포함됐다.

이번 지정으로 HDC그룹은 그룹규모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몽규 회장은 2018년 5월 인적분할 방식을 통해 옛 현대산업개발을 지주회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나눴다. 

현대산업개발은 분할 전인 2018년 3월 말 별도기준으로 자산 규모가 5조7196억 원이었는데 HDC와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된 직후인 2018년 6월 각각 1조1868억 원, 4조4872억 원의 자산 규모를 보였다.

HDC는 2018년 9월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을 공개매수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행했고 그 결과 HDC 자산 규모는 2018년 9월 말 1조9410억 원으로 7542억 원이 더 늘어났다.

같은 시기 HDC현대산업개발 자산규모는 4조5086억 원으로 둘을 합하면 6조4496억 원이다. 분할 직후와 비교하면 7783억 원가량 자산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HDC그룹은 당시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산 규모가 늘어나는 효과도 봤다.

지주회사체제 전환 이후 올해 3월 HDC가 자산 규모 1조393억 원인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자회사로 편입한 것도 자산총액 규모가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 서울-춘천고속도로는 2002년 서울과 춘천을 직접 잇는 고속도로를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로 당시 현대산업개발이 민간투자 형식으로 제안하면서 사업이 추진됐다.

HDC는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수익성과 사업다각화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자회사 편입을 결정했으며 이와 함께 여러 계열사에서 꾸준한 수익 확대로 자산 규모 순위를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에 따라 HDC는 앞으로 상호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순환출자 금지 등 한층 강화된 규제를 받게 된다. 

HDC 관계자는 “HDC그룹은 앞으로도 관련 규정을 준수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아들로 1988년 현대자동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을 맡았고 1999년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오른 이후 HDC그룹을 자산 규모 10조 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으로 키워냈다.

정 회장은 아이파크 브랜드 등을 성공하며 주택시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위상을 높여왔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