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영 천안시장이 지방자치단체 23곳과 경쟁한 끝에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이뤄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지만 본격적으로 경제효과를 창출하기까지 감당해야 할 예산 부담이 가볍지 않다.
 
천안시장 구본영, 축구종합센터 따냈지만 막대한 예산부담도 안아

▲ 구본영 천안시장.


16일 구본영 시장은 천안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천안시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서 대한축구협회와 최종 협상을 추진하게 됐다”며 ”한국 축구발전과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기 위해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축구협회는 축구종합센터 우선협상대상자 3곳을 발표했다. 1순위를 차지한 천안시에 이어 2순위 경북 상주시, 3순위 경북 경주시가 선정됐다.

3곳이 협상 기회를 얻었지만 1순위인 천안시가 축구협회와 합의를 이루지 못하거나 협상을 포기하지 않는 한 사실상 천안시가 최종 후보지로 낙점되는 것이다.

이번 유치는 생산 유발효과 2조8천억 원, 부가가치 1조4천억 원, 고용 유발효과 4만2천 명 등 축구종합센터 건립으로 파생될 막대한 경제적 부가효과를 천안시로 끌어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구 시장은 2018년 10월부터 지자체 24곳이 뛰어든 축구종합센터 유치 경쟁에서 최종 승자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하지만 구 시장은 '승자의 기쁨'이 '승자의 저주'로 변질되지 않고 경제적 효과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가장 큰 과제인 예산 부담을 슬기롭게 넘어서야 한다.

천안시에 따르면 축구종합센터 사업비 1500억 원 가운데 천안시가 부담하는 예산은 500억 원가량으로 예정됐다. 2019년 천안시 지방세 예상 수입 4450억 원의 10%를 훌쩍 넘는 금액이다.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될 2020년부터 축구종합센터의 완공 예상시기인 2023년까지 해마다 120억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구 시장이 축구협회에 따로 제안한 프로축구 구단 창단, 축구발전기금 조성에 필요한 예산은 포함되지 않았다.

구 시장은 시비 30억 원과 도비 20억 원 등 50억 원을 들여 2021년 프로축구 구단을 만들기로 했다. 축구발전기금은 2020년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해마다 10억 원씩 모두 100억 원을 조성한다는 약속을 했다.

천안종합터미널에서 축구종합센터 부지로 이어지는 전용도로를 개설하는 등 각종 인프라 구축비용까지 고려하면 천안시는 최소한 200억~300억 원의 예산을 더 들여야 한다.

구 시장은 이런 예산들을 8월로 예정된 추경과 외부 지원을 통해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이미 시의회와 축구종합센터 유치의 당위성을 두고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며 “국비 200억 원, 도비 400억 원 등 지원도 약속돼 예산과 관련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축구종합센터 부지선정위원장은 “천안시는 여러 기준에서 골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다”며 “다른 도시들과 경합이 치열했다”고 밝혔다. 천안시가 내건 조건이 2, 3순위로 꼽힌 상주시, 경주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뜻이다.

만약 축구협회와 협상에서 천안시가 예산 부담을 덜어내려 시도하면 기회가 상주시나 경주시로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천안시의 사업 이행은 차질없이 진행돼야만 한다. 

구 시장은 “축구종합센터 건립준비단을 구성해 축구협회와 완벽한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이 신속하고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며 축구종합센터를 성공적으로 건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 시장은 축구협회의 프레젠테이션 심사와 현장실사에서 직접 발로 뛰면서 천안시의 교통 접근성, 우수한 문화 인프라 등을 강조했다. 이미 FIFA U-17, U-20 월드컵, A매치 유치 등 대규모 축구대회를 치른 경험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를 비롯한 충남권 지자체장들도 결집해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