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경남 고성 공장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민수 전환기조를 더욱 강화한다.

고성 공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발전뿐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사천시와 진주시, 고성군, 산청군 등 서부 경남지역이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조원, 경남 고성공장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민수 전환기조 강화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


15일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따르면 경남 고성군 고성읍 이당일반산업단지에 새로 들어서는 공장은 2020년 하반기 준공 이후 2021년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고성 공장에서 본 계약을 앞둔 걸프스트림 G280의 주날개 구조물을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4월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과 미국 항공업체인 걸프스트림의 항공기 G280에 탑재되는 6천억 원 규모의 주날개 구조물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양해각서의 계약기간은 2030년 말까지인데 계약 만료 전 계약을 추가 연장할 때가 많은 기체 구조물사업의 특성상 2030년 이후에도 고성 공장에서 G280 주날개를 생산할 가능성은 높다.

G280 주날개 이외의 물량을 고성 공장에서 소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G280 주날개 생산계약과 관련해 앞으로 걸프스트림의 다른 물량을 추가 수주할 가능성을 들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올해 초 이사회 승인을 받은 뒤 13일 김조원 사장의 결재를 거쳐 687억 원 규모의 고성 공장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의 절반에 육박하는 적지 않은 규모인데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최근 실적 흐름을 보면 투자 규모는 더욱 커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7년 분식회계 의혹 등에 휘말리며 영업손실 2천억 원대를 냈다. 올해 1분기도 실적 확대를 전망했던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구개발비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오히려 후퇴했다.

김 사장이 고성 공장 투자를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체질을 군수에서 민수로 바꾸겠다는 경영기조에 더욱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취임 뒤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살길을 군수가 아닌 민수에서 보고 기체 구조물 등 민수 쪽 사업역량을 강화했다.

김 사장은 1월 민수사업을 중심으로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을 2030년까지 20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항공우주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8년 전체 매출의 34%인 1조 원 가량을 대표적 민수사업인 기체 구조물사업에서 올렸는데 고성 공장은 앞으로 연 평균 13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성 공장이 본격 가동된다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기체 구조물사업의 외형이 10% 이상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고성 공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비용 감축 측면에서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조원, 경남 고성공장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민수 전환기조 강화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18년 12월26일 경남 고성군청 중회의실에서 백두현 고성군수와 항공기부품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내용의 투자협약(MOA)를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성군>


김 사장은 2018년 12월 백두현 고성군수와 맺은 투자협악(MOA)에 따라 이번 투자를 결정했는데 당시 백 군수는 한국항공우주산업에 6만6천㎡의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주차장과 식당 등 공용시설도 지원하기로 했다.

김 사장의 이번 투자 결정은 사천시, 진주시, 고성군, 산청군 등 서부 경남지역을 항공우주산업의 허브로 발돋움하게 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사장은 본사 소재지인 사천시의 반대 여론에도 경제성과 지역 균형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성군을 신규 공장 부지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사천시와 2014년부터 에어버스 A320의 날개아래 구조물을 생산하는 산청공장에 이어 서부 경남지역에 3번째 공장을 마련하게 됐다.

사천시와 진주시, 고성군, 산청군은 서부 경남에서 경계를 맞대고 있는 지역으로 항공우주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은 물론 사천시와 진주시에는 2021년 말 항공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기도 한다.

김 사장은 2018년 12월 고성군과 투자협약을 맺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항공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지자체와 기업이 동반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