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경품고시제 시행으로 인터넷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품고시제가 시행되면 유선 사업자들은 인터넷이나 IPTV 등에 새로 가입하는 가입자들에게 ‘경품 평균금액’의 ±15%에 해당하는 경품만을 지급할 수 있게 돼 KT가 인터넷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는 것이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6월6일 경품고시제가 시행됐을 때 KT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경품고시제가 제대로 지켜지기만 한다면 KT가 인터넷 1위 사업자를 지키는 일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KT를 비롯해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유선 사업자들은 물걸레 청소기, 게임기, 컴퓨터, 상품권 등 값비싼 경품이나 거액의 현금 등을 내걸며 인터넷 및 IPTV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나중에 무선상품 등과의 결합판매 등에 유리하기 때문에 출혈경쟁을 불사하는 것이다. 

경품고시제는 통신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을 둔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가입자를 ‘방어’해야 하는 KT 처지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독보적 인터넷 1위 사업자로서 시장점유율이 58%에 이르는 만큼 ‘뺏을’ 가입자보다 ‘뺏길’ 가입자가 많다. KT는 IPTV 가입자(KT스카이라이프 포함·1010만 명)도 가장 많다. 

시장 점유율 상승을 꾀하는 데 굳이 애쓸 필요가 없는 KT에게 시장의 안정화는 반가운 일일 수 있다. 

업계의 출혈경쟁이 둔화되고 시장이 안정화될 때에 대개 1위 사업자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단통법이 시행된 뒤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불법보조금이 기승을 부리고는 있지만 2015년과 2016년에는 마케팅비용이 확연히 줄어 SK텔레콤이 이동통신 1위 사업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리베이트 차별금지 법제화 추진이 SK텔레콤에 호재라고 불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베이트 차별 금지법은 이통사가 단말 대리점들에 판매장려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을 막는 법이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추진되고 있지만 이 또한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으로서는 경쟁 완화로 가입자들의 번호이동이 줄어들게 돼 1위 수성에 도움이 된다.

방통위는 인터넷 가입자 사이 차별을 막기 위해 경품고시제를 만들었지만 단말 시장에 도입된 단통법에서도 그러했듯이 전체적으로 통신사들의 경품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수도권과 산간지역 거주자처럼 소비성향이 차이가 나는 이들에게 동일한 경품을 주기 어려운 만큼 경품 가격이 지금보다는 하향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품고시제 시행을 앞두고 5월 인터넷 가입을 홍보하는 글이 눈에 띄게 많아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인터넷가입 비교사이트 ‘인터넷1번가’ ‘펭귄통신’ 등에는 6월6일부터는 비싼 경품을 지급할 수 없는 만큼 지금이 비싼 경품을 받고 인터넷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유선사업자들의 출혈경쟁을 막고 이를 인터넷 요금 인하나 인터넷 품질 제고에 쓰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관련 법을 만든 것”이라며 “어디에나 같은 가격의 경품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과도한 마케팅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따라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