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새 소형 SUV 이름으로 '트레일스터' 선택했나

▲ 기아자동차가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새 소형 SUV 콘셉트카 'SP시그니처'.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가 하반기에 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새로운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의 이름을 어떻게 결정할까?

14일 해외언론과 특허청 등에 따르면 기아차가 이날 외부 렌더링이미지를 최초 공개한 소형 SUV의 차 이름이 ‘트레일스터(Trailster)’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기아차의 새 소형 SUV는 하반기에 국내와 인도를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출시되는 차다. 이미 국내외에서 'SP'와 'SP2'라는 이름으로 수차례 소개됐으며 3월 말 경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서 ‘SP시그니처’라는 이름으로 양산 방향이 공개되기도 했다.

최근 인도 현지매체 카웨일은 SP2i(SP2의 인도 현지형 차종)의 차 이름이 ‘트레일스터’나 ‘터스커(Tusker)’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기아차의 움직임을 보면 새로운 소형 SUV의 이름이 트레일스터로 정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허청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미 트레일스터라는 명칭으로 수송기계기구(육상과 항공, 해상을 통해 이동하는 수송수단)의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상표권 출원일자는 2018년 5월31일이며 출원공고를 같은 해 9월10일 낸 뒤 특허청에서 정식으로 상표권 인정을 받아 2018년 12월3일자로 상표권 등록절차를 마무리했다.

반면 기아차는 새 소형 SUV의 차 이름 후보로 함께 거론됐던 ‘터스커’와 관련해서는 한글과 영문 이름 모두 상표권 출원을 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상표권 출원부터 시작해 최종 등록까지 일러야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아차가 8월에 출시될 소형 SUV의 이름을 터스커로 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기아차는 현재 차량 이름과 관련해 K2700, K4000S, 솔란(SOLAN), 셀토스(SELTOS) 등의 다양한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해 심사받고 있다. 특허 등록이 빨리 이뤄진다면 새 소형 SUV의 이름으로 이들이 선택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 후보군으로 거명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확률이 낮아 보인다.

기아차 인도 법인은 지난해 5~6월에 별도의 홈페이지를 통해 소형 SUV의 이름으로 트레일스터와 터스커를 비롯해 SP-Z, 트레이저(Trazor) 등 모두 4종의 후보군을 제시하고 고객 투표를 진행했다.

기아차가 신차명의 후보군을 추린 뒤 투표를 진행했다고 봤을 때 현재 특허등록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표권이 새 소형 SUV 이름으로 정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박한우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SP의 차 이름은 SP가 아닌 새로운 이름이 될 것”이라며 “판매에 적합한 다른 이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는 점에서 'SP-Z'가 차 이름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사실상 없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통상적으로 차 출시를 앞두고 차량 이름의 상표권 등록을 마친다.

기아차가 3월부터 미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의 상표권 등록은 차 판매가 이뤄지기 약 반 년 전인 2018년 9월 완료됐다. 현대차가 2018년 12월11일부터 공식적으로 판매한 팰리세이드의 상표권 등록은 판매 개시일 6일 전인 2018년 12월5일 마무리됐다.

물론 차 출시 이전에 무조건 상표권 등록을 마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이름이 채택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힘들다.

현대차의 경형 SUV 신차 ‘베뉴’는 21일부터 인도에서 공식적으로 판매되지만 아직 출원 심사 단계를 밟고 있다. 베뉴의 상표권 등록은 앞으로도 최소 3~4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