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가 국내 출시 초반부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V50 씽큐 자체의 경쟁력보다 보조금 과열 경쟁에 따른 가격 인하가 배경으로 분석돼 LG전자 스마트폰사업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 V50 씽큐 초반 판매호조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 SK텔레콤 홍보모델이 'LG V50 씽큐'를 시연하고 있다. < SK텔레콤 >


13일 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V50 씽큐는 출시 첫 날인 10일 판매량 3만 대를 넘었고 첫 주말에는 이틀 동안 4만~5만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작인 V40 판매량과 비교해 첫 날에만 약 2배 정도의 판매량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V50 씽큐를 출시하며 듀얼 스크린을 활용한 멀티태스킹 기능과 다양한 5G 기반의 콘텐츠 등을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한 장점으로 앞세웠다.

그러나 정작 V50 씽큐의 판매 호조를 이끈 것은 제품 자체 경쟁력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G 가입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통신사들이 V50 씽큐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가격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V50 씽큐의 출고가는 119만9천 원이지만 SK텔레콤에서 공시지원금을 최대로 받으면 단말기 가격이 30만 원 초반대로 낮아진다.

일부 온라인과 오프라인 휴대폰 매장에서는 불법 보조금을 포함해 기기 값 '0원'에 V50 씽큐를 판매하면서 소비자 수요를 강력하게 끌어당겼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V50 씽큐에 주말 동안 엄청난 규모의 불법보조금이 뿌려져 이동통신사들이 5G 이용자를 많이 확보했다”며 “통신사가 불법보조금을 쓴 만큼 5G 가입자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불법보조금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의 보조금에 힘입어 V50 씽큐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스마트폰의 품질과 관련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구매자들은 스마트폰에서 발열이 심하고 듀얼 스크린을 장착해 사용하면 배터리가 빨리 닳아 사용이 불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것은 듀얼 스크린 때문이라기보다 5G통신 지역의 한계 때문”이라며 “4G와 5G 통신 지역을 이동하며 주파수를 계속 다시 잡다보면 4G 스마트폰보다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더 빨리 소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V50 씽큐의 발열 문제도 개인차가 있어 판단이 어렵다고 봤다.

LG전자도 V50 씽큐 판매가 제품 경쟁력보다 대규모 보조금에 따른 것이라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이 V50 씽큐에 제공하는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갤럭시S10 5G 등 다른 스마트폰에 보조금을 늘린다면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보조금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협의해 부담하는 금액인 만큼 보조금을 통한 과도한 마케팅비 집행이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V50 씽큐의 '헐값 판매'는 LG전자 스마트폰의 브랜드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LG전자에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소비자들이 LG전자 스마트폰을 싼 값에 사는 스마트폰이라고 인식하게 된다면 V50 씽큐 보조금이 줄어들었을 때나 앞으로 LG전자가 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했을 때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V50 출시가 다시 계기가 됐을 뿐 과도한 불법보조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출시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아직 5G시장이 초기이기 때문에 주말 동안 불법보조금을 통해 시장 점유율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이동통신사들의 불법보조금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