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이쿼녹스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새 SUV 차량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판매량 반등을 위해 준대형 SUV 블레이저를 들여와 중형 SUV 라인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늘Who] 카젬, 한국GM SUV 반등 위해 준대형 ‘블레이저’ 내놓나

▲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


국내 SUV시장에서 중형의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이 부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이쿼녹스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한국GM은 SUV 차종으로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단 2종만을 두고 있다.

트랙스는 사실상 내수보다는 수출용 차량인 만큼 사실상 이쿼녹스가 SUV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셈인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쿼녹스는 올해 1~4월에 모두 632대 판매돼 경쟁 동급차량 판매량의 3%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쟁차인 현대자동차의 싼타페와 기아자동차의 쏘렌토는 같은 기간 각각 2만4062대(하이브리드 제외), 1만7852대 팔렸다.

한국시장에서 판매량 반등을 위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SUV 수요층을 겨냥해 이쿼녹스를 투입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그 결과 한국GM은 올해 1~4월에 자동차를 지난해보다 8.8% 감소한 2만3083대 파는 데 그쳤다.

카젬 사장은 이쿼녹스의 판매 회복을 위해 공격적 할인정책이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쓴 만큼 이제는 이쿼녹스에 매달리기보다는 새 SUV를 앞세워 판매량 반등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4월 미국시장에 출시된 블레이저가 이쿼녹스와 트래버스 사이에 위치한 차량이라는 점에서 도입이 유력한 차량으로 꼽힌다.  

블레이저는 쉐보레 브랜드에서 몸집 순으로 SUV를 늘어놨을 때 중형 SUV인 이쿼녹스와 대형 SUV 사이에 놓여있는 모델이다. 이쿼녹스가 싼타페보다 몸집이 작아 경쟁력에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블레이저는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량으로 평가된다.

쉐보레는 트랙스-이쿼녹스-블레이저-트래버스-타호-서버번 등 몸집 순으로 SUV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더구나 블레이저의 디자인을 놓고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는 만큼 몸집 뿐 아니라 제품 경쟁력에서도 이쿼녹스를 앞설 가능성이 높다. GM(제너럴모터스)은 원래 트럭이었던 블레이저에 세련된 디자인을 입혀 준대형 SUV로 출시했다.   
 
[오늘Who] 카젬, 한국GM SUV 반등 위해 준대형 ‘블레이저’ 내놓나

▲ 블레이저. < GM >


세계 자동차전문지 모터트렌드는 블레이저를 놓고 “2019 블레이저는 이쿼녹스보다 조금 더 멋지고 큰 것을 원하지만 트래버스만큼은 크지 않은 것을 원하는 구매자를 위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젬 사장은 올해 가을 대형 SUV인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국내에 출시하며 SUV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는데 이보다 작은 몸집의 블레이저를 들이면 SUV 라인업을 더욱 촘촘히 꾸릴 수 있다.  

카젬 사장이 올해 3월 서울모터쇼에서 2020년에 ‘흥미로운 SUV’를 들여올 수 있다고 예고한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그는 “내년에 더 흥미로운 SUV를 선보이고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연말쯤 관련된 사항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블레이저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GM 관계자는 “다양한 쉐보레 포트폴리오를 놓고 국내 도입이 적합한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