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이 면역증강제 ‘IVIG-SN(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미국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GC녹십자는 최근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IVIG-SN의 미국 수출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오늘Who] 허은철, GC녹십자 '면역증강제'의 미국 진출 절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13일 GC녹십자에 따르면 면역증강제 신약 IVIG-SN의 미국 수출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있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면역글로블린 혈액제제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만든 치료제를 말한다.

GC녹십자는 미국에 IVIG-SN을 수출하기 위해 2015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5년째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

GC녹십자는 2018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자료를 보완할 것을 요청받았는데 현재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과 IVIG-SN 품목허가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며 “제조공정 자료의 추가 보완이 필요할 뿐 제품 자체의 유효성이나 안전성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IVIG-SN의 미국 수출이 지연되는 동안 GC녹십자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오너 3세인 허은철 사장이 2016년 GC녹십자 단독 대표이사에 오른 뒤 GC녹십자는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GC녹십자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502억 원을 거뒀는데 2017년보다 44.5%나 줄었다.

IVIG-SN의 미국 진출이 늦춰지면서 증설했던 혈액제제공장 가동률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GC녹십자는 2016년 오창공장을 증설해 혈장 처리능력을 기존보다 2배인 연간 최대 140만L(리터)로 확대했는데 미국 수출이 지연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오창 신공장의 가동률은 현재 약 15%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GC녹십자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244억 원, 영업이익 514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보다 매출은 0.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4% 증가하는 것이다.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GC녹십자의 글로벌사업 확대에도 IVIG-SN의 미국 승인은 중요하다.

허 사장은 혈액제제를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IVIG-SN의 미국 진출은 이를 위한 첫 걸음이다. 

허 사장은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식품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미국파로 GC녹십자가 글로벌 제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지론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Who] 허은철, GC녹십자 '면역증강제'의 미국 진출 절실

▲ GC녹십자의 면역증가제 ‘IVIG-SN(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미국의 혈액제제시장은 약 220억 달러(25조5천억 원)의 규모로 세계 혈액제제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가격은 국내보다 4배 정도 높게 형성돼 있어 GC녹십자가 진출에 성공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낼 공산이 크다.

허 사장은 올해 3월 GC녹십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내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며 경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혁신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건강산업의 글로벌 리더로서 세계무대에서 우리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 사장은 IVIG-SN의 미국 판매승인을 위해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9년 이상 심사관으로 근무한 이지은 박사를 상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녹십자가 미국 식품의약국 심사관을 임원으로 선임한 것은 창사 이래 최초로 그만큼 IVIG-SN의 미국 수출이 절실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IVIG-SN의 미국 허가 지연에 따른 1년 동안의 성장 공백을 기존 사업부가 메우지 못하면서 GC녹십자는 이익신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IVIG-SN의 미국 품목허가 재추진 일정이 올해 상반기 안에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