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민주당 원내대표 이인영, '노련한 협상가' 이미지 변신

▲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인영 의원이 당선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가 ‘운동권 출신 강성 정치인’에서 ‘노련한 협상가’로 변신할 수 있을까?

8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것은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이미지 변신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초대 의장 출신이자 당내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그룹의 대표주자로 원리원칙을 강조하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미지 탈피를 선언하면서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의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당선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심의 정당 운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자였던 김태년 의원은 이해찬 대표와 가깝고 '친 문재인' 정치인이라는 배경이 한계였던 반면 이 의원은 ‘변화’와 ‘통합’이라는 두 키워드를 앞세웠던 점이 호소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의원은 2011년 7월 옛 민주당 야권통합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소신과 협상력을 보인 경험이 있는 점도 원내대표 경선 승리의 비결로 꼽힌다.

이를 고려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강력한 여야 대치국면에서 묘수를 이끌어낼 사람으로 이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장외투쟁 중인 자유한국당을 국회로 돌아오도록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국회 공전이 길어질수록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민생경제 법안의 처리도 함께 늦어져 경기 악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의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로서 책임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당선 인사에서 “민주당 의원들 전체가 협상한다는 마음으로 늘 지혜를 구하고 집단 생각에 근거해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964년 충청북도 충주시에서 태어났다. 충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1987년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 대통령선거 직선제 쟁취를 위한 학생운동을 이끌었고 정보기관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대학졸업 후 재야생활을 오래 하다가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당시 정치권에 첫발을 들였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서울 구로 갑을 지역구로 출마했으나 2위로 낙선했다. 그 후 같은 지역구에서 계속 출마해 17대, 19대,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