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로 길이가 훨씬 긴 TV를 내놓는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만들었다고 삼성전자는 밝히고 있지만 비싼 가격과 이용의 불편함 때문에 실제 수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세로TV '더 세로', 시도는 참신하나 실효성은 의문

▲ 삼성전자가 내놓은 '더 세로' 이미지.< 삼성전자 >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월 말 국내에 세로 형태의 TV인 ‘더 세로’를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더 세로에 모바일 화면과 스크린을 동기화 할 수 있도록 NFC(근거리 무선 통신) 기반의 미러링(Mirroring·두 장치에서 동시에 같은 영상이 나타나게 하는 기술)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더 세로가 젊은층을 겨냥한 제품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모바일로 콘텐츠를 즐기는 데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기존과는 다른 세로 방향의 스크린을 기본으로 하는 신개념 TV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밀레니얼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하며 정보기술(IT)에 능통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외국 언론들은 아이디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용성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BBC는 “재밌는 콘셉트”라면서도 “많은 영상들이 가로로 만들어져 이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자전문매체 엔가젯은 “흥미로운 아이디어”라면서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세로 형태의 사진·동영상 제공 서비스)를 좋아하는 밀레니얼세대들이 43인치로 보기 위해 큰 돈을 쓰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누리꾼들은 호기심을 보이고 있지만 세로로 촬영된 아이돌 공연 영상을 보는 것 이상의 용도를 찾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의 더 세로가 지금까지 없던 디자인으로 국내외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실제 수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제품의 크기와 가격이 문제로 꼽힌다.

더 세로가 주 고객층으로 꼽은 밀레니얼 세대는 아직 사회 초년생으로 원룸에 살거나 가족과 함께 산다고 하더라도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자신의 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삼성전자 세로TV '더 세로', 시도는 참신하나 실효성은 의문

▲ 가로수길에 위치한 삼성전자 팝업스토어에 전시된 '더 세로'.< 삼성전자 뉴스룸 >



하지만 더 세로는 43인치(109cm) 단일 사이즈로 출시돼 방 안에 두고 개인 TV로 사용하기에는 꽤 크다.

삼성전자는 아직 다른 사이즈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 없다.

가격도 189만 원으로 삼성전자의 다른 43인치 TV 가격보다 두 배 이상 비싸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부담스럽다.

편의성이 떨어져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용습관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 영상은 가로가 긴 화면 비율로 만들어져 더 세로를 이용해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매번 TV 화면을 가로로 돌려야한다.

모바일과 연결했을 때 화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질을 향상해 주는 기능이 탑재돼있다”면서도 “화질이 너무 낮은 영상은 화질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더 세로가 실제 수요를 노린 제품이라기보다는 콘셉트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더 세로를 포함한 더 프레임, 더 세리프 등 새로운 콘셉트의 TV 3종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를 최근 서울시 강남구 가로수길에 열었다. 팝업스토어는 6월2일까지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