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주요 자회사들의 사업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중간지주사 전환에 앞서 자회사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선행돼야 함을 강조해왔는데 핵심 자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청신호를 보냈다. 
 
박정호, SK텔레콤 자회사 호조로 중간지주사 전환에 한 발짝 더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SK텔레콤의 비통신부문 성장전략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동통신(MNO) 중심의 구도에서 벗어나 미디어, 커머스, 보안 등으로의 사업 확대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실적을 살펴보면 박 사장의 계획은 긍정적 방향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7일 실적 발표를 통해 보안 자회사들과 커머스 자회사들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영업이익)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ADT캡스와 SK인포섹 등 보안 자회사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29억 원을 냈다. 지난해에는 76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었다. 

e커머스사업을 하고 있는 11번가가 1분기 영업이익 43억 원을 낸 데 힘입어 SK텔레콤은 커머스사업에서 흑자 전환(4억 원)을 이뤘다. T커머스사업을 하고 있는 SK스토아 역시 적자(영업손실) 규모가 40% 줄어드는 등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올해 중간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박 사장에게 자회사의 양호한 성적표는 무척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시장상황 등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다른 여건이 맞아떨어진다 해도 자회사들의 실적지 좋지 않거나 성장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중간지주사 전환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업계는 박 사장이 중간지주사를 세운 뒤 11번가와 ADT캡스 등의 기업공개(IPO)까지 염두하고 있다고 바라보는 만큼 각 자회사들의 실적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들어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중간지주사 전환의 시기를 “올해 안 정도로 잡았다”고 말했다. 구체적 시기를 특정하지 않을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자리잡느냐가 전환시기를 정하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운풍영 SK텔레콤 CFO도 7일 콘퍼런스콜에서 “4대 사업 중심의 자회사 포트폴리오 구축을 마무리할 때 스테이크홀더(이해당사자)와 얘기해서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며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자회사의 실적을 보면 중간지주사 전환의 토대인 자회사 사업 안정화는 순항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SK텔레콤 자회사들의 성장성 역시 밝은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사업은 현재 IPTV 사업의 호조로 고공성장 중인데 상반기 안에 옥수수와 푹의 결합, 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등 외형성장까지 마무리하면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윤 CFO는 설명했다. 

보안사업은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실적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ADT캡스는 지난해 말 인수된 뒤 SK텔레콤 고객을 통해 가입자를 불리고 있다. 최근 판매되는 상품 대부분이 SK텔레콤과의 결합상품일 정도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커머스 사업 가운데 11번가는 최초 분기 기준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며 “SK스토아 역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옥수수 플랫폼을 활용하는 한편 11번과의 크로스셀링을 통해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SK텔레콤은 커머스, 보안 등 비통신 분야의 이익 성장, 상반기 티브로드 합병, 옥수수-푹의 통합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출범까지 완료되면 지배구조 개편도 올해 안에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