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주력상품인 D램에서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EUV(극자외선) 기반의 미세공정 기술 도입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8일 “D램 가격 하락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기업들이 D램 재고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D램기술격차 확대 위해 EUV 기반 미세공정 도입 앞당겨

▲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D램 평균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D램업체는 여전히 4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반도체사업에서 꾸준한 이익을 보고 있다.

황 연구원은 “D램업체들은 여전히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D램 재고를 지금보다 더 많이 쌓아둘 가능성이 있다”며 “높은 재고 수준은 가격 하락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과거 D램업황이 악화할 때 경쟁사보다 뛰어난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실적을 방어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다른 D램업체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삼성전자도 반도체사업에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EUV기술 도입으로 다시 격차를 벌리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쟁사보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EUV는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데 사용되는 새 공정으로 반도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미세공정 기술 구현에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에 EUV공정을 도입했고 D램 등 메모리반도체에도 중장기적으로 EUV공정 적용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UV공정을 도입하면 생산 장비 투자비용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20년부터 반도체사업에서 ‘초격차’를 만들기 위해 시설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D램에 들이는 생산장비 투자는 올해 2조~3조 원에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10조 원 안팎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미세공정 적용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EUV공정 도입을 위한 투자를 늘리면 경쟁사보다 미세공정 기술 발전에 빠르게 앞서나가면서 D램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