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사장이 본사 이전을 통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글로벌기업의 공세에 맞서 국내시장을 지키고 이익도 확대할 수 있을까?

7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1984년 창립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본사와 공장을 경기 이천에서 충북 충주로 옮기기로 한 것은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장)의 완전한 구축으로 기술혁신을 이루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표를 담고 있다.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스마트팩토리로 '토종' 자부심 지킨다

▲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사장.


기존 협소하고 낡은 본사 공장시설을 떠나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생산시설 확보를 통해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여 국내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해 세계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1997년 외환위기에도 국내 생산체제를 고수한 점이 2007년부터 오티스를 제치고 2018년까지 12년 연속 국내시장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히는 만큼 국내 생산설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오티스, 독일 티센크루프 등 글로벌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들을 인수합병한 뒤 국내 생산라인을 철수하고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했지만 현대엘리베이터는 토종기업을 자처하며 이천 공장을 지켜왔다.

그 결과 꾸준히 기술력을 쌓았고 품질을 향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얻었다. 엘리베이터 생산부터 유지관리까지 모두 한 자리에서 이뤄지면서 서비스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공장에서 권상기(무거운 물건을 감아 올리는 기계) 등 주요 부품을 포함한 엘리베이터 완제품을 만드는 유일한 회사”라며 “중국 등 해외공장에서 핵심 부품을 들여오는 경쟁업체와는 기술력과 고객 대응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8년 기준 국내 엘리베이터시장에서 점유율 44.2%를 차지했다. 하지만 오티스가 하반기 인천 송도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는 등 경쟁업체들이 국내 생산시설에 투자를 확대하자 현대엘리베이터는 스마트팩토리로 대응전략을 마련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생산 효율화와 원가 절감은 이익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2016년 1913억 원, 2017년 1791억 원, 2016년 1453억 원으로 계속 쪼그라들었다.

장병우 사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2년 연속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져 사업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경쟁사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생산 및 연구기지를 설립하고 가격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는 향후 현대엘리베이터가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을 진출해 한 단계 도약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장 사장은 2017년부터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7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해왔는데 2018년 말 수치로는 이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는 매출의 88%를 국내에서 올렸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하반기 중국 상하이에 스마트팩토리가 준공되면 2~3년 안에 조성될 국내 본사의 스마트팩토리와 함께 해외 사업에서 사업경쟁력 상승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현대엘리베이터는 기대했다.

장 사장은 올해 3대 경영방침으로 품질과 원가경쟁력 확보, 글로벌 사업 안정화, 4차산업혁명 혁신 추진 등을 내세운 만큼 세계시장에서 토종기업의 자부심을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1946년 태어나 엘리베이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해외영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LG그룹의 전신인 금성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오티스LG엘리베이터 대표, 오티스엘리베이터 대표 등을 거쳤다.

2016년 3월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에 올라 현대엘리베이터를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려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