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이 중국시장에서 중대형 굴삭기에 더욱 집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소형 굴삭기시장은 경쟁이 날로 심화하는데 현대건설기계가 강점을 지닌 중대형 굴삭기시장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기영, 중국에서 현대건설기계 중대형 굴삭기 뚝심있게 민다

▲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


6일 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하반기 중국에서 40~50톤급 대형 굴삭기 개선제품을 새로 내놓으며 중대형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소형 굴삭기부문은 가격과 판매조건 등에서 현지업체들의 공세가 워낙 거세다”며 “경쟁에 섣불리 뛰어들다가는 시장 점유율은 늘리더라도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건설기계시장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 경기부양정책에 따라 2017년부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8년 하반기부터는 소형 굴삭기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소형 굴삭기시장 확대의 주요 원인은 중국의 빠른 도시화에 따른 소형 건설현장 증가 때문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기계는 중국 굴삭기시장 성장에 힘입어 판매대수를 매년 늘리고 있지만 소형부문에서 현지업체와 경쟁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1분기에 2732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3.94%를 보였다. 1년 전보다 판매대수는 196대 늘었지만 점유율은 0.59%포인트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기영 사장은 중대형 굴삭기에 힘을 싣기로 결정했다.

건설기계시장은 소형과 중형, 대형을 가리지 않고 모두 1대로 치며 시장 점유율을 따진다. 이에 따라 소형 굴삭기는 판매대수 확대나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는 유리할 수 있지만 매출이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기계는 1분기 중국에서 2732대를 팔며 2018년 1분기보다 8% 성장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2% 감소했다”며 “익히 알려진 대로 중국시장이 소형 굴삭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건설기계의 중국시장 1분기 영업이익률도 11.8%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판매대수는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하락했다.

현대건설기계가 2018년 중국에서 20~22톤급 중대형 굴삭기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영업이익률을 2017년보다 2배 이상 높였던 것과 대비된다. 

일반적으로 중국 현지업체들은 소형 굴삭기에, 현대건설기계를 비롯한 한국과 미국, 일본 업체는 중대형 굴삭기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대형 굴삭기가 소형 굴삭기보다 진입장벽이 높고 기술과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만큼 현대건설기계가 강점을 살리는 일은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정책 등을 통해 대형 인프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점도 현대건설기계가 중대형 굴삭기 비중을 확대할 유인이 된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중국 건설기계시장은 향후 언제든지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대형 굴삭기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기계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980억 원, 영업이익 627억 원을 냈다. 2018년 1분기보다 매출은 14.2% 줄고 영업이익은 1.5%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