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추가 재정 확보방안 없이 ‘문재인 건강보험’을 그대로 추진한다. 가뜩이나 빨라지고 있는 재정 고갈을 두고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의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2019~2023년 건강보험 지출로 모두 41조5842억 원을 잡았다.
 
[오늘Who] 김용익, 문재인 건강보험 시행에 재정 확보방안은 빈손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이 가운데 보장성을 강화한 ‘문재인 건강보험’에만 30조6164억 원이 투입된다. 문재인 건강보험을 위한 지출 규모는 2017년 8월 결정된 그대로 유지됐다. 

건강보험공단은 이밖에 공단이 그동안 쌓아온 누적 적립금 20조5955억 원의 절반인 10조 원가량을 문재인 건강보험을 위해 사용한다.

김 이사장은 문재인 건강보험을 기존 계획대로 강행하면서도 적자와 기금 고갈을 대비할 계획은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대로라면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2018년 12월까지 재정계획을 만들었어야 했지만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도 구체적 시행계획, 정확한 재정추계, 추가적 재원 확보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건강보험공단은 문재인 건강보험 등 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2018년 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고 앞으로 적자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건강보험공단은 2018년 수지 적자 1778억 원을 보고 2019년에는 적자 3조1636억 원, 2020년에는 적자 2조727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 20조5955억 원이던 누적 적립금은 2023년이 되면 11조807억 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기획재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추계 결과를 내놓으며 건강보험공단 적립금이 2023~2025년이면 고갈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국회 예산정책처가 건강보험 재정추계를 한 결과 보험료를 해마다 3.49%씩 인상해도 2027년이면 누적적립금이 모두 소진된다.

건강보험 보험료는 2018~2023년 평균 인상률 3.2% 수준에서 조절되고 있다. 2018년 보험료 인상률은 2.04%였고 2019년에는 3.49%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관리를 위해 적정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며 “보험료율 적정 수준 및 상한 상향 등 조정과 관련해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국고 지원금액도 더 늘어나야 한다고 짚었다.

현재 법정 지원비율 최대한도는 일반회계 14%, 건강증진기금 6%로 모두 20%다.

하지만 건강보험 보험료 예상 수입과 비교한 국고 지원비율은 2015년 16.1%, 2016년 15%, 2017년 13.6%, 2018년 13.4%, 2019년 13.6%로 법정 지원비율 최대한도에 계속 못 미치고 있다.

김 이사장은 3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초대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등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는 마련했지만 건강보험 재정 확보방안을 놓고는 입을 다물었다.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공단은 정부와 함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위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단계별로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의료비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과 문재인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뒷받침할 재정추계는 앞으로 복지부에서 논의를 통해 최종 도출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언제 나올지 예정된 시기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