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에서 '크레타' 이어 '베뉴'로 SUV 최강자 노려

▲ 현대자동차가 인도에서 2일부터 20일까지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베뉴의 사전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베뉴’로 인도 SUV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미 소형 SUV ‘크레타’로 성공한 현대차가 소형보다 작은 경형 SUV 베뉴의 시장 안착까지 이끌어낸다면 인도 현지에서 SUV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도 있다.

6일 현대차 인도 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2일부터 인도 고객을 대상으로 베뉴의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사전계약은 판매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21일 직전인 20일까지 19일 동안 진행된다.

사전계약 첫 날에 가계약된 베뉴만 2천 대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베뉴의 사전계약 속도가 크레타를 크게 앞선다는 점에서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2015년에 인도에 출시했던 크레타는 사전계약 열흘 동안 1만여 대 가계약됐다.

인도언론들은 베뉴가 현대차의 현지 최초 ‘커넥티드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 월간지 오버드라이브는 “현대차 베뉴는 마루티스즈키나 마힌드라와 같은 현지 주류 완성차기업이 내놓는 차량들과 경쟁하게 될 차종으로 올해 가장 중요한 출시차 가운데 하나”라며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원격으로 차를 제어하거나 문을 여닫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차종보다)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베뉴에 스마트폰을 통한 원격제어 등을 가능토록 한 ‘블루링크’ 서비스를 탑재해 33개의 인공지능과 초연결 기능을 제공한다. 이 가운데 10가지는 인도시장만을 위한 기능이다.

베뉴의 성공 여부는 현대차의 판매 확대뿐 아니라 인도 SUV시장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현대차는 베뉴를 인도에서 월 평균 1만 대씩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판매하는 9종의 차량 가운데 월 평균 판매량 1만 대를 넘는 차량은 2019년 기준으로 i20과 크레타 등 2종이다. 월 1만 대 판매되는 주력 차종에 베뉴를 하나 더 추가하겠다는 것은 현대차의 공격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인도에서는 일본과 인도의 합작기업인 마루티스즈키가 시장 점유율 50%를 넘게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마루티스즈키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시장 점유율 16%로 2위에 머물러 있다.
 
현대차, 인도에서 '크레타' 이어 '베뉴'로 SUV 최강자 노려

▲ 현대자동차 '베뉴'.


마루티스즈키가 소형 해치백과 소형 세단만 연간 120만 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마루티스즈키를 단숨에 넘어서기는 힘들다. 현대차가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한 차량은 모두 55만 대다.

하지만 소형 SUV시장에서는 얘기가 다를 수 있다.

마루티스즈키가 판매하는 소형 SUV(다목적 유틸리티차량 포함)는 집시와 비타라브레짜, 에르티가 등 3종인데 이 차들의 연간 판매량은 25만 대 수준이다.

크레타가 이미 월 평균 판매량 1만~1만1천 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베뉴가 월 1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인다면 현대차가 소형 SUV 시장에서 마루티스즈키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인도에서는 중형급 이상의 차량이 거의 팔리지 않기 때문에 소형 SUV시장 1위를 차지하면 SUV시장 전체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인도 자동차매체 러쉬레인은 “현대차가 베뉴 출시로 SUV시장을 매섭게 공격하려고 하고 있다”며 “베뉴가 매달 1만 대 판매를 달성한다면 마루티스즈키를 누르고 인도 최대의 SUV 제조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베뉴를 모두 3가지 엔진 구성으로 출시한다. 세부 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은 13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뉴의 가격은 최소 72만 루피에서 120만 루피(약 1216만~2026만 원) 사이에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