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가 만성적자 꼬리표가 달려 있는 기계부문을 중국에서 회생할 수 있을까?

5일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현대위아가 1분기에 흑자를 내며 실적 개선을 향한 첫 출발을 했지만 오랜 기간 부진한 기계부문이 적자에서 헤어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 현대위아, 공작기계 만성적자 고리 끊어내기 힘들어

현대위아는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494억 원, 영업이익 146억 원을 냈다. 2018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2% 늘고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위아, 중국에서 공작기계사업 만성적자 탈출에 사활 걸어

▲ 김경배 현대위아 대표이사 사장.


애초 증권가가 전망했던 영업이익 184억 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중국사업의 부진 탓에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점을 고려할 때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사업부별 실적을 분석해보면 현대위아가 안심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위아는 자동차 부품부문에서 영업이익 290억 원을 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기계부문에서는 영업손실 140억 원을 냈다. 현대위아 기계부문의 적자는 2017년 1분기부터 아홉 분기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 1분기에 기계부문의 영업손실이 265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을 영업이익 개선을 향한 신호탄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계부문의 주력사업인 공작기계사업이 업황 부진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는 2018년에 기계부문의 산업기계사업을 구조조정했지만 공작기계사업쪽은 경쟁 심화로 실적이 부진하다”고 파악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기계부문의 정상화 시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산업설비 관련 사업은 합리화작업이 진행됐지만 공작기계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중국 현지화로 기계부문 적자 탈출 시동 걸어

기계부문이 적자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현대위아는 지난해 기계부문 매각설 등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위아는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출신의 외부 인사를 기계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하며 오히려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투자금액도 늘리기로 했다.

현대위아는 올해 공작기계사업의 관리시스템 개선과 품질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모두 27억 원을 신규로 투자한다. 애초 지난해만 해도 2019년 투자금액으로 9억 원을 책정했는데 이보다 3배 늘렸다.

현대위아는 공작기계사업에만 2020년에는 33억 원을 새로 투자하기로 하는 등 앞으로 꾸준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현대위아는 공작기계 수요가 가장 많은 중국에서 사업 반등을 위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위아는 4월에 중국에서 열린 국제공작기계전시회 ‘CIMT2019’에 참석해 중국 맞춤형 모델을 대거 전시했다.

실제로 전시회에 출품한 기종 8대 가운데 5대가 현대위아의 중국 강소법인에서 직접 생산하는 모델이다. 현대위아는 전시회 슬로건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현지화’를 내세우기도 했다.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공작기계 제품을 통해 공급 가격을 최적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지의 사후관리 서비스(A/S) 품질을 강화해 시장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과 판매 전략을 새롭게 준비했다”며 “현지화로 가격과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린 만큼 중국에서의 공작기계 판매가 상당히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무역분쟁 등으로 중국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제조업 투자 위축현상이 발생해 공작기계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현대위아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대위아의 제품이 상대적으로 중국 현지기업의 제품보다 높은 품질과 성능을 지녔다는 점에서 높은 대외 경쟁력을 앞세운다면 기계부문이 적자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현대위아는 올해와 내년까지 기계부문에서 영업손실을 낸 뒤 2021년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