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선거제 개편안과 검찰 개편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대하는 광주광역시 집회에 참여했다가 물세례를 받았다. 

황 대표는 3일 광주광역시 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에 참석했다가 현장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황교안, 한국당 '패스트트랙 반대' 광주 집회에서 물세례 받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3일 광주광역시 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송정역으로 들어가려던 도중 항의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로부터 물세례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황 대표는 광주시 집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을 놓고 공세를 이어갔다. 

공수처가 설치되면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을 불공정 수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거제 개편안을 놓고도 정부가 입법부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말로 해서 되지 않아 나왔는데 우리가 잘했는가 못했는가”라며 장외 투쟁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광주진보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과 광주 시민 100여 명은 송정역광장에서 항의집회를 먼저 열면서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인사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황 대표가 이들의 항의에 밀려 처음으로 예정됐던 연설 순서를 조경태 신보라 한국당 최고위원의 다음 순으로 미루기도 했다. 

황 대표가 연설하는 동안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들은 ‘황교안은 물러가라’와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황 대표가 연설을 마친 뒤에도 항의가 계속되면서 20여 분 동안 대치상황이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이 황 대표에게 생수병에 담긴 물을 뿌리기도 했다.

결국 황 대표는 우산을 쓰고 경찰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송정역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유가족들도 피해 전주행 열차에 올랐다.

황 대표는 다음 행선지인 전라북도 전주에서 기자들에게 “(광주에서 그에게 항의한) 시민들도 우리나라 국민임 만큼 정당정치인이 같이 품어야 할 대상”이라며 “우리 안에는 적이 없고 적은 밖에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잘 극복해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