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가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의류관리기시장의 선두주자 LG스타일러를 잡기 위해 강력한 바람으로 먼지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제트 에어' 기능을 내세웠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삼성전자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 LG스타일러에 막혀 존재감 미약

▲ LG전자 스타일러(왼쪽)와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오른쪽) 이미지.


3일 전자업체에 따르면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의 시장 점유율은 1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21일 에어드레서를 내놓으며 시장 석권을 자신했는데 지금까지 성적표는 초라하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제품 성능이 좋다"며 "목표 시장 점유율은 100%"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에어드레서를 출시하며 옷걸이와 기기 내부의 바람 분사를 통해 옷의 겉감과 안감을 동시에 정돈해주고 미세먼지를 제거해주는 ‘제트에어’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LG전자 스타일러도 비슷한 기능인 ‘무빙행어’를 갖추고 있다. 스타일러 내부의 옷걸이에 걸린 옷을 흔들어 미세먼지를 털어주는 기능이다.

스타일러는 500여 개가 넘는 LG전자의 국내외 특허가 집약된 가전제품이다.

스타일러에 적용된 특허 기술을 피해가기 위해 삼성전자는 바람이 분사되는 '제트 에어' 기능을 내세운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소비자들의 제품 사용후기를 살펴보면 ‘아무래도 옷을 흔들어 터는 스타일러의 무빙행어 기능이 더 낫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LG전자 스타일러를 사용하고 있다는 한 소비자는 “스타일러를 사용하고 나면 아래 미세먼지 필터에 먼지가 많이 떨어진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옷을 강력하게 흔들어줘 먼지가 잘 떨어지는 것 같다”고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후발주자의 강점은 경쟁제품의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성능을 확보하는 것인데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는 그런 점에서 미흡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아직 시장 점유율이 높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에어드레서만의 장점인 제트 에어 기능을 통해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아 에어드레서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관리기 시장은 2011년 LG전자의 스타일러를 출시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스타일러 1세대 제품을 출시한 뒤에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꾸준히 기능을 개선하고 대용량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의 스타일러는 의류관리기의 대명사로 쓰일 만큼 이미 소비자들에게 깊게 각인돼있다”며 “세상에 없던 가전제품을 만든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은 ‘신뢰’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한참 뒤인 2018년 8월에서야 에어드레서를 내놓으며 의류관리기시장에 뛰어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