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G 서비스 첫 달 성적표에서 KT에 1위 자리를 내줬다.

SK텔레콤은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앞세운 KT의 공격적 마케팅에 체면을 구겼지만 5G 네트워크 품질 강화라는 정공법에 집중해 5G 시대에도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5G 가입 첫 달 KT에 밀린 SK텔레콤, 안정적 품질 확보에 총력전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일 업계에 따르면 5G 상용화 한 달 성적표를 살펴봤을 때 압도적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KT 공세에 밀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5G 가입자 26만 명 가운데 KT가 10만5천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시장 점유율 40%로 1위에 올랐다.

업계는 SK텔레콤이 33%, LG유플러스가 25% 정도를 차지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09년 이동통신 1위 자리를 차지한 뒤 2위인 KT와 격차를 벌려왔는데 5G 시작에서 KT에 크게 밀렸다.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47.2%에 이른다. KT는 31.6%, LG유플러스는 21.2%였다.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구도에서 ‘5:3:2’의 비율은 몇 년 동안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5G 시대가 막 시작된 만큼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초기 가입자 수 확보보다는 어느 회사가 안정적 품질을 제공하느냐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고경영자 역시 무엇보다 5G 품질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등 SK텔레콤은 초기 가입자 수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다”며 “5G가 좋은 서비스임을 소비자들이 인지한 상태에서 가입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무제한 요금제로 화수분처럼 쓸 수 있는 데이터를 보장했다면 SK텔레콤은 안정적 품질을 내세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현재 5G 가입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 속도 지연과 데이터 끊김현상 등 네트워크 품질문제에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5G가 연결되는 곳이 굉장히 한정적이어서 5G 서비스에 가입했지만 5G스마트폰이 주로 LTE망에 연결돼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5G에서 LTE로 변환할 때 자주 끊기고 휴대폰의 발열현상도 심하다는 지적도 많다. 

SK텔레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5G용 콘텐츠를 준비하고 그를 쓸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더라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네트워크 품질을 안정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박 사장은 최근 ‘행복 커뮤니티 론칭 세레모니’ 행사장에서 “최대한 빨리, 이르면 한 두 달 안에 5G 품질을 안정화하겠다”고 말했는데 단기간에 품질문제를 해결하면 KT를 추월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SK텔레콤은 바라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교환기나 안테나, 단말 장비 등 세부적 장비들을 얼마나 신속하게 안정화시키느냐를 한두 달 안의 주요 목표로 잡았다”며 “우선순위를 초기 가입자 확보보다는 운영 최적화 등에 놓고 사업전략을 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예고한 만큼 SK테렐콤이 5G 시대에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통신망의 품질 안정화를 위해 앞으로 3~4년 동안 13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사장은 “5G에서는 LTE보다 1.8배가량 기지국을 촘촘히 깔아야하는데 LTE에서 7조 원 이상 투자했던 것을 감안하면 13조 원 가량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 가운데 향후 5G 투자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LTE 때에는 공격적 마케팅 경쟁을 펼쳤지만 이번 5G에서는 기조를 달리하고 있다”며 “요금제 역시 소비자들이 어떤 요금제를 필요로 하는 지를 차차 살펴보며 조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