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미래에셋그룹의 해외투자를 크게 늘려나가는 데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의 시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함께 활용해 해외투자처나 우량매물 등을 물색하고 해외 법인 운용경험, 투자정보 등을 공유하며 긴밀한 협업을 이뤄오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그물망 구축해 해외투자 기반 넓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1일 미래에셋벤처투자에 따르면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의 도움을 받아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단기간에 해외투자 비중을 대폭 끌어올렸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현행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으로 해외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은 국내 벤처캐피탈이 만드는 펀드인 창업투자조합의 해외 투자한도를 납입자본금의 40%로 제한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법 개정으로 해외투자 제한한도가 완화되면 해외투자를 늘려나갈 의향이 있다"며 "해외투자처를 발굴하거나 해외기업과 금융거래를 할 때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를 비롯한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은 평소에도 서로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며 많은 부분에서 협업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리서치부문, 자산운용부문 등에서 의견을 나누며 함께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신기술금융과 투자금융을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나갈 때도 이미 투자금융(IB)부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두각을 드러낸 미래에셋대우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그룹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끼리는 서로 의사소통도 자주 하고 가깝게 지내는 편"이라며 "계열회사들끼리 실적 경쟁하기보다는 서로 최대한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협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의 시너지는 해외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박 회장은 일찍부터 미래에셋그룹의 대표회사 격인 미래에셋대우를 글로벌 종합투자금융회사(IB)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왔다. 

미래에셋그룹은 2019년 1월 기준으로 해외 16개국에서 32개의 법인 및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먼저 진출해 해외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다져놓은 뒤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생명 등을 뒤이어 진출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많은 해외법인을 세우고 안착하도록 이끌었다.

같은 국가에 진출한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은 현지 금융시장의 현황, 해외법인 운영경험 등을 공유하고 투자처를 함께 물색하며 '미래에셋 네트워크'를 더욱 단단히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5월 출범한 미래에셋생명의 베트남법인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이 베트남에서 정착하는 데도 이미 진출해 있던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대우는 2007년 베트남 법인과 사무소를 세웠고 미래에셋캐피탈은 2011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베트남 사무소를 설립한 뒤 지난해 2월 베트남공사와 공동으로 베트남 합작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1년도 지나지 않아 베트남 은행 7곳과 제휴를 맺고 이 은행들에서 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계열회사들과 복합점포를 운영하는 등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해외에 진출하면 초반에 자리잡는 데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의 도움을 받아 비교적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