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시스템반도체를 로봇, 자동차, 에너지,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분야와 연계해 대규모 수요를 창출할 계획을 제시했다.

성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사전 브리핑에서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처럼 단일 품종을 대량생산하는 구조가 아닌 만큼 수요를 만들어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30일 산업부가 전했다.
 
성윤모 “로봇 자동차와 연계해 시스템반도체 민간수요 창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수요 창출전략으로 로봇, 자동차, 에너지, 사물인터넷, 바이오를 묶은 ‘얼라이언스 2.0’을 내놓았다. 이 분야와 시스템반도체 연계를 지원해 민간 수요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국방, 통신 등의 공공 수요도 적극 찾아내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사)가 참여할 길을 열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통해 이룰 정책 목표로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글로벌 1위, 팹리스시장 점유율 10%, 신규 일자리 2만7천 명을 제시했다.

다음은 성 장관이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 이번에 내놓은 시스템반도체 육성책이 이전에 두 차례 나왔던 정책과 어떻게 차별되는가.

“이전에는 팹리스 자체를 지원하는 데 한정해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른 부문과 연계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팹리스가 튼튼해질 수 없었다. 이번에는 팹리스와 수요기업 또는 삼성전자 같은 파운드리와 연계를 담은 종합 생태계 문제로 접근하려 한다. 가장 중요한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도 함께 고려해 성과를 내겠다.

이번 ‘얼라이언스 2.0’는 관련 분야의 기업이 모두 모여 구체적 성과를 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수요 기업과 팹리스가 기술 기획에 공동 참여해 과제를 찾고 연구개발하는 체계를 만들겠다.”

- 팹리스시장 점유율을 10년 안에 7~8%포인트 올리는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연구개발 예산도 10년 동안 1조 원을 지원하는 정도로 충분한가.

“4차산업혁명과 5세대(5G) 이동통신은 시스템반도체의 응용 가능성이 넓은 분야다. 관련 수요처인 국내 기업도 매우 우수한 만큼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개발자금 1조 원은 더욱 보완하겠다.”

-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대상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으면서 (정부도) 대책을 급조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번 대책은 산업계, 학계, 연구소, 공공기관에 더해 개별 부처의 전문가들이 포괄해 마련했다. 민간과도 협력 채널을 많이 가동했다.”

- 한국은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기술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한 우위는 무엇인가.

“시스템반도체 수요 기업들이 한국에 있다. 그들이 팹리스에 반도체를 설계할 기회를 주고 (삼성전자 같은) 파운드리를 통해 시스템반도체를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다. 팹리스를 위한 대규모 수요를 만들면서 전용 펀드도 신설해 성장(스케일업)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

- 반도체학과를 통해 키워진 전문인력이 실제로 일하려면 4~8년이 걸린다. 2030년 목표치를 고려하면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

“시스템반도체 전문인력 1만7천 명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연구개발 추진 조치에 비춰보면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할 것으로 본다. 다만 현장인력이나 박사급 인재가 부족할 가능성 등은 융합형학과로 계속 보완하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