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택 “예술의전당 국고보조금 늘려 기초예술 중심으로"

▲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이 적극적 재정 확보로 재무구조를 건전화함으로써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유 사장은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년 임기 안에 국고보조금을 50%로 늘리고 유료회원을 10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예술의전당 1년 예산 440억 원 중 25% 수준인 120억 원이 국가보조금이라며 세종문화회관의 서울시 보조금 비중 50%와 차이가 난다고 들었다.

이 때문에 예술사업이 위축되고 대관, 임대사업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유 사장의 진단이다. 유 사장은 공공성을 위해서 이런 재무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봤다.

유료회원 숫자도 2022년까지 현재의 10배 수준인 1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회비 10만 원을 내는 골드회원을 10만 명 모집해 연간 100억 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획과 제작공연을 확대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연과 전시 개최를 돕는 펀드를 조성하는 등 민간부문의 재원을 확보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유 사장은 “평생 ‘을’로 살며 고개를 숙여봐서 재정 확보에는 자신이 있다”며 “40년간 쌓은 인맥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대중문화보다 기초예술 중심으로 예술의전당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오페라극장의 대형 뮤지컬 공연은 비수기인 여름과 겨울로 한정하고 오페라극장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채우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유 사장은 “나는 연극, 뮤지컬, 영화 등 대중적 장르를 주로 기획했지만 예술의전당은 기초예술의 품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이 K팝 같은 대중문화처럼 클래식과 무용 등에서도 수준 높은 예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예술의전당이 앞장서서 알리겠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극단 연우무대 사무국장, 청강문화산업대학 뮤지컬스쿨 교수, 군장대학 뮤지컬보컬방송연기계열 석좌교수,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장 등을 지냈다.

연극 ‘아리랑’, ‘금희의오월’ 등을 기획했고 뮤지컬 ‘구름빵’, ‘광화문연가’ 등의 개발과 투자에 참여했다. 영화 ‘결혼이야기’,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목포는 항구다’ 등 20여 편을 제작해 한국영화 프로듀서 1세대로 꼽힌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창립하고 국내 최초 문화콘텐츠 벤처캐피탈 아시아문화기술투자를 설립하기도 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의 동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