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팰리세이드 북미 수출용은 내수용과 무엇이 다를까

▲ 현대차 미국법인 홈페이지 공개된 '시에라버건디' 색상의 북미용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팰리세이드의 북미 수출을 앞두고 있다.

완성차기업들은 각국의 서로 다른 법규를 만족하고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해 같은 차종의 디자인에도 변화를 주는데 팰리세이드도 그런 이유로 수출용 차량의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30일 현대차에 따르면 4월 중순부터 울산4공장에서 북미 수출용 팰리세이드를 양산하고 있다. 이르면 6월부터 북미에서 판매할 수출용 팰리세이드를 선적하기 시작해 미국에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아직 팰리세이드의 미국 판매 시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 여름’에 팰리세이드를 판매한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수출용 팰리세이드가 양산되기 시작하면서 내수용과 어떤 차이를 보일까?

내수용과 수출용 펠리세이드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전면부 디자인이었다.

팰리세이드는 전면부에 현대차 SUV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상하 분리형 주간주행등(컴포지트 램프)을 적용했다.

내수용 팰리세이드에는 이 주간주행등 사이에 소형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부착됐지만 수출용에는 이 램프가 장착되지 않았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는 팰리세이드 국내 출시행사에서 이 소형 LED 램프를 놓고 “마치 악어의 눈과 같은 형상”이라며 “팰리세이드 디자인의 화룡정점”이라고 표현했는데 북미용에는 이를 제외한 것은 다소 뜻밖이다.

현대차와 교통안전공단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내수용에만 ‘악어의 눈’ 형태의 소형 램프가 추가된 것은 국내 법규를 만족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현행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을 보면 주간주행등은 차량 좌우에 1개씩 2개만 달 수 있다. 상하로 분리된 주간주행등이 하나의 주간주행등으로 간주되려면 각 램프의 거리가 75㎜ 이하여야 한다.

하지만 팰리세이드의 상하 주간주행등 사이 거리가 75mm를 넘기 때문에 현대차는 별도의 소형 램프를 국내용 팰리세이드에 추가하게 됐다. 북미에는 한국과 달리 이런 별도 규정이 없어 소형 램프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 전무는 내수용 팰리세이드의 소형 램프를 놓고 “법규를 디자인으로 승화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간주행등 하단의 헤드램프 전구 개수도 다르다.

내수용에는 헤드램프 전구가 3개 들어가지만 수출용에는 단 2개만 들어간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체 소비자 조사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풍부한 광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3개의 전구를 통해 보다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내수용에 더욱 신경을 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 사양도 살짝 다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북미 수출용은 내수용과 무엇이 다를까

▲ 내수용 현대차 팰리세이드.


현대차는 북미 수출용 팰리세이드의 계기판에 12.3인치 풀디지털 계기판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내수용에는 7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적용한 것과 다르다. 내수용에 12.3인치 풀디지털 계기판을 적용하려면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

현대차는 소비자 역차별 아니냐는 목소리를 놓고 “소비자 선호도 데이터 조사에 따라 차이를 둔 것일 뿐 차별은 아니다”라며 “수출용에는 내수용에 장착된 험로주행모드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옵션 차이 등을 차별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 북미 법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살펴본 수출용 팰리세이드의 내부에는 눈길과 진흙, 모래 등을 달릴 수 있는 험로주행모드 다이얼이 적용되지 않았다.

국내 고객들은 SUV를 통해 험로를 주행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북미 고객은 SUV를 사더라도 험로를 주행하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현대차는 덧붙였다.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은 색상에서도 차이가 난다.

내수용에서는 화이트크림, 스틸그라파이트, 타이가브라운, 문라이트클라우드, 타임리스블랙 등 5가지 외관 색상을 선택할 수 있지만 수출용은 타이가브라운이 빠지고 시에라버건디, 라군실버, 포레스트레인이 추가돼 모두 7가지 색상이 제공된다.

타이어를 보면 20인치 타이어를 기준으로 내수용에는 미쉐린 제품이, 수출용에는 브릿지스톤 제품이 적용됐다. 

구체적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가 팰리세이드의 파워트레인 구성도 달리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수용 팰리세이드를 3.8ℓ GDI(직접분사식) 가솔린과 2.2ℓ 디젤 모델로 팔고 있는데 북미 수출용에는 3.5ℓ MPI(간접분사식) 가솔린 모델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