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캐피탈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자동차금융시장에서 실적 성장의 둔화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해외진출, 부동산대출, 기업금융 등으로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익 비중이 낮아 자동차금융을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 자동차금융 둔화하고 사업다각화는 시간걸려 고심

▲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2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영업자산은 3조8940억 원으로 2017년보다 5.8% 늘었다. 2016년부터 꾸준히 20%가량 연간 성장률을 보였는데 지난해 성장률은 크게 낮아진 것이다. 

1분기 실적도 소폭 줄었다.

하나캐피탈은 1분기에 순이익 245억 원을 거둬 지난해 1분기보다 3.5% 감소했다. 

하나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의 영업자산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금융시장에 경쟁자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예전만큼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게 됐다. 그동안 하나캐피탈은 자동차금융시장에서 탄탄한 영업기반을 다져왔지만 앞으로 이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과 카드사 등 다른 금융회사들까지 자동차금융시장에 뛰어 들며 경쟁이 점차 치열해진 데다 하나캐피탈이 뚜렷한 전속시장(캡티브마켓)을 확보하지 못한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캐피탈업계는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이 각각 현대차와 쌍용차라는 전속시장(캡티브마켓)을 기반으로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KB캐피탈은 2016년 일찌감치 쌍용차와 손잡고 SY오토캐피탈을 설립하며 금융지주 계열사로는 드물게 전속시장을 확보해뒀다.

하나캐피탈도 한국GM과 제휴를 맺고 수입신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왔지만 최근 한국GM 판매량이 저조하면서 이마저 수익
성을 장담하기가 어렵게 됐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캐피탈이 강점을 지녀온 수입신차부문에서 경쟁이 심해지면서 점유율이나 취급 규모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달라지는 환경 속에서 하나캐피탈의 대응능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도 자동차대출금융 상품을 늘리며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캐피탈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진출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미 있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았다.

지난해 하나캐피탈은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체 순이익 비중은 0.4%에 그쳤다. 올해 미얀마나 베트남 등 새로운 해외국가 진출계획도 고려하고 있어 초기 투자비용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대출 등 기업금융 비중 역시 전체 영업자산의 17% 정도에 그친다. 최근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투자금융사업을 시작했지만 취급잔액은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하나캐피탈의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편으로 새 성장동력을 키워나갈 여력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 연구원은 “하나캐피탈은 하나금융그룹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부채 대비 자산 비율도 우수한 편으로 자산 건전성이 양호하다”며 “앞으로 안정적 자금조달 및 운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