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편의점업계는 물론 기존 유통대기업들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치열해지는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은 춘추전국시대, 유통기업 이어 편의점도 가세

▲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홍석조 BGF그룹 회장(오른쪽)


24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GS리테일, BGF가 온라인 신선식품 새벽배송시장에서 공세를 펼치며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은 2017년 7월 ‘GS프레시’를 내놓으며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GS리테일의 새벽배송 주문량은 2018년 1년 동안 3배가 증가했다.

GS리테일은 새벽배송을 위해 수도권과 경기도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5곳을 운영하고 있다. 

BGF가 운영하는 헬로네이처도 해마다 매출 규모가 2배 넘게 증가하고 있다. 헬로네이처는 2018년에 매출 163억 원을 거두고 2019년에는 매출목표를 전년보다 2배 이상으로 높였다.

헬로네이처는 2019년 2월 부천에 1400평 규모의 신선물류센터를 열었다. 부천 신선물류센터는 하루 배송처리 규모가 1만건 정도로 기존 신선물류센터보다 6배가량 많다.

현재 온라인 신선식품시장 1위 기업인 마켓컬리의 하루 배송물량이 1만~2만 건임을 고려하면 BGF가 온라인 신선식품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대를 크게 걸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오프라인매장 중심인 편의점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발판으로 헬로네이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다 정부의 출점 제한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오프라인매장의 고객 수가 늘지 않은 점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2019년 1분기 GS리테일의 편의점 기존점 성장률은 1% 남짓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온라인 신선식품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온라인시장 전체 거래액은 94조1857억 원으로 2017년보다 20%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의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온라인시장에서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2018년에 2조9485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년 전보다 21.6% 성장했다.

하지만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을 두고 대기업들까지 참가하여 '치킨게임' 양상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마트는 '쓱배송 신선식품'을 통해, 롯데쇼핑은 롯데슈퍼의 ‘롯데프레시’를 통해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커머스회사 매출 1위인 쿠팡도 ‘로켓프레시’를 내놓고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이미 대형마트들은 고객이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주변 점포의 장보기 도우미가 식품을 골라 배송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를 더 확대하고 새벽배송을 위한 운영체계만 갖추면 언제든 새벽배송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새벽배송까지는 아니지만 ‘쓱배송 굿모닝’을 통해 오전 8시에서 11시 사이에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제도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은 춘추전국시대, 유통기업 이어 편의점도 가세

▲ 이마트 쓱배송 홈페이지 갈무리.


편의점업계 대기업들도 유통망이 전국 군단위까지 뻗어있기 때문에 이를 물류거점으로 삼아 새벽배송시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대기업들과 기존의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허나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이 극초기인 만큼 여러 유통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재편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며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시장이 성숙되는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GF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모기업이다. 헬로네이처는 마켓컬리와 함께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을 연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다. 

BGF는 2018년 6월 헬로네이처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0.1%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헬로네이처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SK플래닛은 2016년 헬로네이처를 인수해 지분 49.9%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