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돼지의 살처분에 나서면서 국내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가격이 올라 우리손에프앤지와 하림 등 관련 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삼겹살(국내산 냉장 100g기준) 가격은 한 달 전보다 13.2% 오른 1955원을 보였다.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 살처분, 우리손에프앤지와 하림 반사이익

▲ 우리손에프앤지 로고와 하림 로고.


증권업계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창궐해 중국 정부가 대규모 살처분을 실행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바라봤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이 90%가 넘는 바이러스 출혈성 돼지 전염병으로 구제역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8년 8월 초 중국에서 처음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최근 중국 최남단 하이난(海南)성에서도 발병함에 따라 31개 성·시·자치구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네덜란드 금융기관 라보뱅크 조사결과를 인용해 “앞으로도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죽거나 살처분되는 돼지가 2019년 말까지 1억3천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돼지고기 수입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세계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의 수입량은 119만 톤이었는데 중국 돼지의 30%가 살처분 된다면 중국은 수입량을 600만 톤으로 늘릴 것”이라며 “돼지고기 가격은 앞으로 지속적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도 창궐하지만 않는다면 국내산 돼지고기를 향한 선호현상이 확산되면서 우리손에프앤지와 같은 국내 양돈업체들의 실적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라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손에프앤지는 11개 기업을 종속기업으로 보유해 양돈사업과 가공판매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2016년 7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발생하게 된 돼지고기의 글로벌 수급 불균형현상은 단발성이 아닌 구조적 이슈”라며 “도축이 가능한 상태로 돼지를 사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적어도 2020년까지 우리손에프앤지를 비롯한 국내 양돈사업의 실적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 연구원은 돼지고기의 가격이 오를 많이 오르게 되면 대체재인 닭고기로 소비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보며 육계업계도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돼지고기에 비해서 닭고기는 사육기간이 짧은 특징이 있기 때문에 육계업계 실적이 장기적으로 혜택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국내 닭고기시장 점유율 19.9%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림이 실적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현 한국기업데이터 전문위원은 “하림은 닭의 사육에서 가공까지 일관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며 “가축의 사육, 도축, 가공의 전체를 통합 경영하는 축산계열화 시스템을 운영해 안정적 제품생산이 가능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고 바라봤다.

하림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대체재로서 닭고기 소비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이 장기화 되면 국내 육계업체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