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시아나항공에 채권단을 통해 1조6천억 원을 지원할 계획을 내놓았다. 

홍 부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화의에서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영구채 매입 5천억 원과 신용한도 8천억 원 등 전체 1조6천억 원을 지원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아시아나항공에 1조6천억 지원, 연내 매각 병행”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가운데)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장에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상황이 양호하고 대주주가 인수합병(M&A)에 동의하는 내용을 포함해 신뢰할 만한 자구안을 제출한 점을 고려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도 2019년 안에 계약 체결을 목표로 추진된다.

홍 부총리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사태의 핵심은 신뢰”라며 “감사의견 논란에 따른 신뢰 훼손이 사태의 시작이었고 신뢰할 만한 자구안의 마련이 문제 해결의 기초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에게도 “앞으로 자구안을 착실히 이행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면서 경영을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와 관련 기관 등은 적극 협조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개별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원칙으로 대주주의 책임,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독자 생존능력의 확보를 앞세워 왔다고 홍 부총리는 바라봤다. 

이 구조조정 원칙을 적용한 사례로 2018년 한국GM과 중소 조선사, 2019년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아시아나항공 등을 들었다. 

홍 부총리는 2018년 11월 내놓은 ‘조선산업 활력 제고방안’의 보완대책도 내놓았다. 

중소 조선사의 보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수금환급보증(RG) 2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에서 선박을 제때 발주하지 못하면 선주에게 받은 선수금을 은행에서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을 뜻한다.  

수주 계약만 있다면 조선업종이 아닌 회사에도 제작금융 보증을 지원해 조선사의 2차·3차 협력회사도 돕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조선산업의 친환경·스마트화를 이끌기 위한 ‘미래 선박 발전 로드맵’을 2019년 안에 내놓기로 했다.

일자리의 단기 수요에 대응할 방법으로 친환경선박의 설계 인력을 비롯한 전문인력을 지금보다 3배 많은 수준인 2263명으로 늘려 양성한다.

홍 부총리는 경영난에 빠진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채권단의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자구 노력 역시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대상선 채권단이 관련 법률과 국제 기준에 따라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겠지만 제3자가 도와줄 수는 있어도 자립하게 할 수는 없다”며 “현대상선이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적 원양선사로 도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