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조선3사가 카타르의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전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카타르 정부가 발주할 것으로 전망되는 LNG선의 규모가 작지 않은데다 앞으로 추가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 1분기 신규 수주가 적었던 조선 3사로서는 놓칠 수 없는 일감이다.
 
조선3사, 수주공백 메워줄 카타르 LNG운반선 발주 학수고대

▲ (왼쪽부터)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과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카타르 LNG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LNG선 60여척의 입찰 시작이 멀지 않았는데 조선 3사가 대규모 수주를 따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타르에서 필요로 하는 LNG선 물량이 많아 발주시기가 늦어지면 원하는 때에 선박을 인도받을 수 없다”며 “국내 조선사들이 1년 안에 LNG선 수주 소식을 대거 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카타르 정부가 LNG 시추선 8대를 추가로 임대하려는 점을 들어 카타르의 LNG 운반선 발주가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조선3사에게는 2019년 1분기의 신규 수주 부진을 메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카타르 정부는 이미 조선3사의 높은 기술력에 호감을 보인 바 있다.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해 “카타르가 보유한 LNG선 50척 가운데 대부분이 한국 조선 3사가 건조한 것”이라며 “한국 조선사들은 선박 수주경험이 많고 기술력도 좋아 앞으로도 LNG선을 도입하는데 좋은 협력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선3사 관계자는 “카타르 LNG프로젝트의 LNG선 발주는 수주실적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만반의 준비를 갖춰 입찰이 본격화되면 수주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카타르 LNG선의 수주가 간절하다. 두 회사는 2019년 1분기 신규 선박 수주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부진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1분기 6억6600만 달러의 수주잔고를 새로 쌓았다. 이는 2019년 전체 수주목표의 5.7% 수준에 그친다. 2018년 1분기와 비교하면 신규 수주는 33.1% 줄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새 일감을 11억 달러치 확보했다. 올해 전체 수주목표의 13.1%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신규 수주는 50.5%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카타르의 LNG선을 수주한다면 두 회사가 수주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실적을 많이 확보하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도 다소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놓고 두 회사의 노조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인수합병이 진행된 뒤 인적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가 일감을 많이 따낸다면 이를 근거로 구조조정 우려를 불식할  있다는 것이다.

앞서 3월28일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담화문을 내고 인수합병이 진행된 뒤 인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3월26일 열린 현대중공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노조가 인수 뒤 일감이 줄어들면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의 뜻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삼성중공업도 새 일감이 간절하기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른 두 회사와 마찬가지다.

2019년 1분기에 신규 수주 13억 달러를 따내 지난해 1분기보다 신규 수주가 8.3% 늘었지만 올해 신규 수주 목표치인 78달러의 16.7% 수준에 그친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1분기의 신규 수주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은 장기적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데 기초체력을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내내 영업적자를 내 왔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모두 2조5800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