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TV산업의 가파른 성장세에 맞서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프리미엄 TV 경쟁력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8K TV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하려 하고 있고 LG전자는 세계 최초 롤러블 올레드 TV를 내놓는 등 올레드 TV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 LG전자, 중국 저가 TV 공세에 프리미엄TV로 방어벽

▲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오른쪽)과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 사장.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V 제조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글로벌 TV 판매량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는데 8K나 올레드 TV시장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오랜 기간 시장 지배력을 다져왔으나 최근 들어 중국 기업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시장 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 18% 늘어난 557만대, 371만대의 TV를 팔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판매량이 934만대, 639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판매 격차를 상당히 좁힌 것이다.

저가 경쟁력에 힘입은 것으로 소비자들은 TLC의 55인치 4K TV를 삼성전자 55인치 4K 모델보다 7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금과 대규모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저가 공세를 강화하면 사실상 국내 기업은 손쓸 도리가 없기 때문에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기술격차 벌리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가장 빠르게 8K TV를 내놓고 95인치 초대형 TV까지 출시하며 초대형, 초고해상도 TV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제품 편성을 위해 최근 들어 생산량도 큰 폭으로 줄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3년 동안 TV 생산량을 전체 1천만 대 넘게 감축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60인치 이상 4K 이상 프리미엄 제품 비중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70인치 이상 고해상도 TV 매출은 2016년과 비교해 3배가량 증가했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TV 사업을 올레드 TV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로 짜면서 올해 초 세계 최초 디스플레이를 말아 넣을 수 있는 롤러블 올레드 TV를 공개했다. 롤러블 올레드 TV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된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올레드TV 판매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프리미엄 TV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롤러블 TV 또한 초반 생산량과 프리미엄 고객층의 소비력을 감안했을 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혁신제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집중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8K와 올레드 TV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나 아직까지 한국 기업을 따라잡기 역부족이라는 시선이 많다.

초고해상도의 재현력이나 제품 구현력 측면에서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 기술력을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원래 미래셋대우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이 대부분 8K와 올레드 TV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한국 기업과 기술격차가 존재한다”며 “LG전자의 롤러블 TV와 삼성전자의 초대형 TV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여전히 가장 얇은 TV는 LG전자, 가장 큰 TV는 삼성전자”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