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회사들이 자동차금융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캐피탈회사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국내 자동차금융시장에 은행들이 진출하자 줄어든 수익을 해외에서 만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회사, 은행의 자동차금융 침투에 신흥국에서 활로 찾아

▲ 캐피탈 회사들이 자동차금융 사업확대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19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빠른 속도로 자동차금융시장 점유율 확대하면서 캐피탈회사들은 대응할 방안을 찾고 있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2018년 자동차금융 신규대출 규모는 5조3천억 원 가량으로 2017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취급잔액은 2015년보다 5배 가량 늘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금융 규모는 45억 원가량이다.

캐피탈회사들은 시중은행에게 국내 자동차금융시장 점유율을 3년 동안 10% 이상 뺏긴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캐피탈, KB캐피탈 등 주요 캐피탈회사들은 시중은행과 경쟁을 피해 신흥국으로 자동차금융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3월20일 브라질에서 ‘방코 현대캐피탈 브라질’을 출범하고 현대자동차의 브라질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브라질의 신차 수요는 약 270만 대로 예상된다. 브라질 자동차금융의 최근 3년 연 평균 성장률은 11%, 자동차금융 이용률은 48%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 현대자동차는 브라질에서 시장점유율 9%를 차지하고 있다.

KB캐피탈은 라오스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한지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월22일에는 인도네시아 자동차금융 회사인 ‘순인도 파라마 파이낸스’의 지분 85%를 인수해 인도네시아로도 자동차금융사업을 넓혔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생산자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신차 수요는 연평균 100만 대이며 오토바이 수요는 600만 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대부분이 자동차금융을 이용해 차량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오토바이 등록대수가 1억1500만 대에 이르는 만큼 KB캐피탈이 오토바이 할부상품을 통해 인도네시아 자동차금융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캐피탈도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동차금융에서 6억8천만 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캐피탈은 인도네시아에서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미얀마, 베트남 등 다른 신흥국으로 추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얀마는 자동차금융 공급이 수요의 30%만 충족하고 있어 대부분 인구가 고금리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이 미얀마 자동차금융시장에 진출한다면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캐피탈회사들이 신흥국 진출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연체율 관리는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신흥국 자동차금융이 국내보다는 높은 연체율을 보일 수 있다”며 “현지 금융회사와 협력하는 전략을 수립해 연체율 관리에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