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5G 아이폰을 기반 삼아 애플에 3D(3차원)센싱 모듈을 납품하는 공급사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G 아이폰 출시가 앞당겨지면 내년부터 예정돼 있던 ToF(비행시간거리 측정)방식 3D센싱 모듈 탑재 시기도 빨라질 수밖에 없어 양산 기술력을 앞서 확보한 LG이노텍이 경쟁사보다 수월하게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정철동, LG이노텍 3D센싱모듈 기술력으로 애플 5G 아이폰 덕본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18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애플 5G 스마트폰 출시가 가시화하면서 LG이노텍의 ToF 모듈 수주 관련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애플은 퀄컴과 벌이던 30조 원 규모의 특허침해 소송을 중단하고 전격 합의한 뒤 6년 동안 통신반도체를 공급받는 거래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애플이 2020년 상반기에 5G 아이폰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5G 모델 출시에 속도를 내면 이와 맞물려 3D센싱 모듈 탑재와 스마트폰 성능 상향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라며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사인 LG이노텍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일본 샤프, 중국 오필름 등과의 아이폰용 모듈 공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ToF 모듈 도입은 LG이노텍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릴 기회가 될 수 있다.

LG이노텍은 2016년까지 애플에 단독으로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다 2017년 샤프와 경쟁하게 됐고, 최근 오필름까지 벤더에 추가되면서 애플 주요 공급사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

특히 최근 오필름은 아이폰 전면의 얼굴인식용 SL방식 적외선 3D센싱 모듈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신제품 아이폰 일부 모델의 후면 카메라 모듈 계약까지 따내면서 LG이노텍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5G 아이폰 출시 시기가 시장이 예측하고 있는 대로 2020년 상반기로 확정되면 ToF 모듈 탑재 시기는 빨라지고 공급물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 사장은 올해 1분기 스마트폰용 모듈 시설에 2821억 원을 투자하며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LG전자 신제품 스마트폰 ‘LG G8 씽큐’ 등을 통해 ToF 모듈 기술력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려 이미 사업기반은 다져놓았다.
 
정철동, LG이노텍 3D센싱모듈 기술력으로 애플 5G 아이폰 덕본다

▲ LG이노텍의 스마트폰 3D 센싱용 ToF 모듈.


반면 오필름과 샤프 등은 아직 ToF 모듈을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을 완료했더라도 실제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상용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ToF 모듈은 이미지센서와 결합해 3차원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레이저가 특정 패턴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하는 SL방식 모듈보다 대량양산에도 유리해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는 것도 수월하다. 

ToF 모듈은 5G 스마트폰에 필수적으로 장착돼야 하는 부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ToF 모듈을 활용하면 기기를 직접 만지지 않고도 생체인증이나 동작인식 등 여러 기능을 조작할 수 있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구현하는 데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정 사장은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취임 이후 LG이노텍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ToF 모듈을 낙점하고 3D센싱 모듈사업을 적극 육성해왔다. 

LG이노텍이 최근 ToF 모듈 기술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에도 미래 신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현재 LG이노텍은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ToF 모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3차원 모듈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시장에서 경쟁력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