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이르면 4월 말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에서 시작된 일련의 아시아나항공 관련 사태가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사태로 중국 노선 운수권 놓칠까 '촉각'

▲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국토교통부는 운수권을 항공사에게 배분할 때 항공사의 재무능력을 평가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향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다른 항공사보다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별표의 운수권 배분 평가지표의 3-나 항목 소제목은 ‘항공사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다. 이 항목의 세부 기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운수권 배분을 위해 항공사의 자기자본비율,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률 등을 정량평가한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18년 12월 기준 649%에 이른다. 올해 1분기부터 운영리스료를 부채에 포함하는 국제회계기준(IFRS16)이 적용되기 시작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가 중국 노선 운수권을 저비용항공사 위주로 분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아시아나항공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신규 운수권은 그동안 과점체계를 누려오던 양대 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배분될 것”이라며 “정부는 신규 사업자 진입을 통해 형평성 제고와 항공권 가격 낮추기에 신경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에게 매우 중요한 노선으로 꼽힌다. 

2018년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여객 매출 가운데 중국 여객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로 미주, 동남아에 이어 3번째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의 중국 여객 매출 비중인 13.2%보다 높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24개 도시, 31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며 “국내 항공사 가운데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높은 인천~베이징 노선에서 대한항공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인천~베이징 노선의 최근 1년 동안 운항편수는 아시아나항공이 1768회, 대한항공이 1461회다. 운송 여객수 역시 아시아나항공 27만8795명, 대한항공 20만2749명으로 아시아나항공이 훨씬 많다. 

국토교통부는 3월 중순 열린 한국과 중국 항공회담에서 인천~베이징 노선 운수권을 주 14회 확대했다. 이는 이번 항공회담에서 추가된 여객 운수권 60회의 약 25%에 이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자구안의 하나로 노선 개편을 제시한 만큼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정리하고 정리한 노선의 인력과 항공기의 일부를 수익성이 높은 중국 주요 노선에 배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재무구조 악화로 경쟁사들과 비교해 몸집을 무작정 키우기 힘든 상황인 만큼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인천~베이징 등 수익성이 높은 노선의 추가 운수권을 배분받고 운항횟수를 늘리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에게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에게 매우 중요한 노선”이라며 “중국 운수권을 통해 국익을 높이고 고객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