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다음 회장 선임절차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KT ‘채용비리’와 ‘경영 고문을 대상으로 한 고액 자문료’ 등의 의혹을 놓고는 말을 아꼈다. 
황창규 "KT 다음 회장 선임절차에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

▲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에서 개최한 'KT 아현지사 화재 청문회'에서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오른쪽)이 참석했다. < 연합뉴스 >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에서 ‘아현국사 화재’와 관련한 질의만 할 것으로 여야가 사전에 협의했지만 청문회에서는 KT 경영 전반에 관한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일부 의원은 KT가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앞당긴 것을 놓고 황 회장이 그의 경영을 이어갈 후임자를 그 자리에 앉히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이와 관련해 “차기 회장 선임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차기 회장은 KT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이고 저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대답했다. 

다음은 청문회에 참석한 과방위 위원들과 황 회장,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등의 일문일답이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KT 고문 중에 여러 VVIP급 인사들이 있었다. KT 정관의 운영지침에 회장은 고문에 관한 위촉권한을 쥐고 있으며 경영임원이 추천한 고문 위촉도 회장이 하도록 돼 있다. 황 회장이 모를 리 없다는 뜻이다.”

(황 회장) “그런 정관의 운영지침을 알지도 못하며 경영 부문장들이 각 경영에 도움을 줄 고문들을 영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5G 허세 부리고 세계 최초에 매달리고 서비스 품질은 도외시하고 있어 이용자 불만이 쌓여 있다는 것을 아는가.”

(황 회장) “질책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고 전원이 비상으로 5G 품질·개통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아직 초기인 만큼 그런 부분이 보이는데 빠른 시간 안에 소비자 불편이 없도록 품질을 확보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 “정치 줄대기는 채용비리로 연결됐다. 김상효 KT 인재경영실장(전무) 공소장을 보면 채용비리가 조직적으로 진행돼온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의 자녀 및 조카  조사가 진척되고 있는데 이전에 이와 관련한 보고를 받거나 파악해본 적이 있는가”

(황 회장) “보고를 받은 적이 없고 이 문제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언급이 어렵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KT가 국민기업임을 잊고 있는 것 같다. 황 회장 취임 뒤 8304명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고 폐지된 국사가 139개에 이른다. 통신기업이 부동산 수익만 2천억 원이 넘는다. 2014년부터 보면 감가상각비보다 못한 규모의 시설투자를 하고 있다.” 

(황 회장) “폐지국사는 사실상 이미 통신기술이 발달할 대로 발달한 현재 전세계적 트렌드다. 기존 건물을 임대해 사업 다각화를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부족함이 없나 성찰하고 반성하겠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방재 시설현황을 살펴보니 자동확산소화기, 연결송수관, 방화문, 연기센서, CCTV, 아무것도 설치가 돼 있지 않았다. 2009년 이전에 설치된 유도등 딱 하나 있었다.”

(황 회장) “여러 미비점을 깊이 반성한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기가 1년 정도 남았는데 임기를 다하시겠다. 아현국사 화재 정도의 큰 재난이 났으면 사실 웬만한 회장 같았으면 책임을 졌을 것이다.”

(황 회장) “일어나서는 안되는 화재가 일어나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완전 복구와 재발 방지대책을 탄탄히는 것, 잃은 신뢰를 빨리 회복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근본적 구조개선이 필요하다. 미국과 스웨덴, 호주, 싱가포르처럼 망 관리를 정부에 맡겨야 한다. 통신사들이 망을 만들고 관리는 정부가 하는 것이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충분히 공감하지만 시장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고 검토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통신국사 화재를 놓고 정부가 어디까지 관리해야 하는지 이 자리에서 많은 얘기가 나와야 하는데 이 청문회가 너무 불공평하고 범주를 벗어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통신국사는 민간기업이 다 관리하기 힘든 만큼 미국처럼 정부가 나서서 통신재난 예방 시나리오를 짜야할 것이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 회장은 ‘최순실 낙하산’ 인사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다. 2018년 4월30일 KT가 미국 증권거래소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국정농단사태 연루 출연금 의혹, 최순실씨가 실제적으로 운영한 광고업체와 관련된 부정적 언론 보도는 당사의 명성  및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