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전 인천국제공항 사장은 다음 행보로 정치권을 선택할까, 민간기업을 고를까?

정 전 사장은 관료 출신으로 공기업 사장까지 지내며 적잖은 경영성과를 남겼다. 정치권과 민간영역 어디에서든 활동여지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 떠난 정일영 다음 행선지는 정치권일까 민간기업일까

정일영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1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 전 사장은 2020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을 지역구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정 전 사장은 최근 연수을 지역에 위치한 송도로 집을 옮겼다. 조만간 민주당에 입당해 지역위원장에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 전 사장은 15일 퇴임식에서 “언제 어디서나 인천공항 발전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 국회의원이 된다면 인천공항 밖에서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정 전 사장이 금뱃지를 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 내에서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등의 도전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당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다 해도 본선 역시 쉽지 않다. 지역구 현역 의원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물론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인천 연수을 출마가 확실시돼 3자 대결이 예상된다. 

20대 총선에서 3자 대결이 벌어져 윤종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민경욱 새누리당 후보에게 44.35% 대 37.05%로 뒤졌다는 점을 돌이켜 보면 지역기반이 약한 정 전 사장에게 쉽지 않은 승부일 수 있다.

정 전 사장이 정치권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민간부문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공기업 사장으로 임명됐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임기를 모두 마치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로까지 거론될 만큼 전문성과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출범, 대한항공 경영권 승계,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항공업계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어 항공 분야의 역량 있는 최고경영자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제4대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역임한 이채욱 전 CJ그룹 부회장이 민간기업 CEO로 활발하게 활동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이 전 부회장은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맡기 전에도 GE 회장 등 민간기업 CEO였기에 정 전 사장의 상황과 다소 차이는 있다.

정 전 사장은 1957년 태어나 용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서울대에서 정책학 석사,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발전경제학 석사, 영국 리드대에서 교통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통부 항공정책과장, 건설교통부 국제항공협력관,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장,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항공교통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