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퀄컴의 5G통신반도체를 탑재한 5G 아이폰 출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5G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게 됐지만 아이폰에 사용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급을 늘리며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 '5G아이폰' 출시 서둘러, 삼성전자 실적반등 기회되나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


USA투데이는 17일 "애플과 퀄컴의 법적 분쟁이 끝나며 5G 아이폰 출시의 길을 터줬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퀄컴과 세계에서 벌이던 특허침해소송 등을 중단하고 통신반도체 거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5G통신을 지원하는 아이폰을 적기에 출시하기 위해 퀄컴과 협력이 필수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그동안 퀄컴과 법적 분쟁을 벌이며 통신반도체 거래를 중단하고 아이폰에 인텔의 통신반도체만 탑재해 왔는데 인텔이 개발하던 통신반도체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며 위기를 맞았다.

UBS 등 외국 증권사는 애플이 5G 아이폰 출시를 2021년까지 늦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국내에서 첫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를 출시한 삼성전자나 'V50씽큐 5G' 출시를 앞두고 있는 LG전자 등 경쟁사와 비교해 2년 이상 늦어지는 것이다.

애플이 과감하게 퀄컴과 법적 분쟁을 끝낸 것은 5G 아이폰 출시가 경쟁사보다 크게 늦어지는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팀 쿡 애플 CEO의 결단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법적 분쟁을 끝내기 위해 퀄컴에 거액의 일시금까지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USA투데이는 "애플의 5G 아이폰은 계획대로 2020년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미 퀄컴의 5G통신반도체를 스마트폰에 적용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뒤를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의 5G 아이폰 출시가 늦어질수록 세계의 5G 스마트폰 수요를 선점하며 이득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이 퀄컴에 거액을 지급하면서까지 5G 아이폰 출시에 적극적으로 속도를 내며 삼성전자가 이런 효과를 보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애플의 5G 아이폰 출시 확대로 볼 수 있는 이득이 5G 스마트폰시장 선점효과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스마트폰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의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5G 스마트폰에는 초고속 통신을 지원하고 고사양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용량 메모리반도체와 고화질의 대화면 디스플레이 탑재가 필수로 꼽힌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도 일반모델과 비교해 기본 내장메모리 용량이 2배로 높고 디스플레이도 0.6인치 크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의 하드웨어 성능 강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5G통신을 지원하는 아이폰에는 이런 전략을 고집하기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5G 시대에 상용화될 고화질 동영상 등 콘텐츠를 온전히 구동하려면 현재 아이폰에 탑재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용량의 메모리반도체와 고화질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스마트폰시장 침체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5G 아이폰을 생산하기 위해 고용량 모바일반도체와 올레드패널의 수요를 대폭 끌어올린다면 삼성전자가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퀄컴의 5G 통신반도체를 7나노 EUV(극자외선) 기반 미세공정 생산라인에서 양산하는 내용의 협약도 맺었다.
 
애플 '5G아이폰' 출시 서둘러, 삼성전자 실적반등 기회되나

▲ 퀄컴과 삼성전자의 5G 통신반도체.


애플이 퀄컴의 5G통신반도체를 사들이기 시작하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도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5G통신반도체를 애플에 공급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애플이 부품 가격 협상과 안정적 물량 수급을 고려해 5G 아이폰의 핵심부품인 통신반도체를 퀄컴에만 의존하려 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폰아레나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이미 삼성전자에 5G통신반도체 공급을 요청했지만 삼성전자가 물량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퀄컴이 아이폰용 5G 통신반도체 공급을 주로 책임진다면 삼성전자가 애플에 공급해야 할 통신반도체 물량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