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현국사 화재 사건을 다루는 국회 청문회에서 증인 출석 문제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회의실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황창규 출석한 국회 청문회에서 KT의 하청업체 압력행사 논란

▲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에서 개최한 'KT 아현지사 화재 청문회'에서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오른쪽)이 참석했다. < 연합뉴스 >


일부 의원들은 청문회가 시작되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KT 하청업체 직원 김모씨의 불참을 두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김씨가 나오지 못한 것도 이번 청문회에 참석하면 계약에서 탈락시키겠다는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가 1월10일 하청업체에 보낸 공문을 공개하며 KT가 압력을 행사하려 한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황 회장의 직인이 찍혀 있는데 황 회장은 이 공문을 놓고 이야기를 해달라”며 “국정감사조사에 관한 법률 12조2항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참고인의 출석을 방해하거나 검증을 방해한 자는 형사처벌 받게 돼 있는 만큼 중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김 의원의 지적에 “제 직인이 들어가는 공문이 많은데 잘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오후에 재개된 청문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황 회장은 “우리들이 하청업체 불출석에 관여한 바 없다고 보고 받았다”며 “또 그 공문은 일반적 안내문일 뿐이라는 보고도 받았다”고 해명했다. 

청문회에서는 아현국사처럼 중요한 통신국사에 24시간 상황실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아현국사는 3~4개 구를 커버하는 매우 큰 국사인데 선로나 망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여기서 비상상황이 발생하는지 등을 24시간 지켜보고 모니터링 하는 물리적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과천에 있는 관제센터에서 모든 국사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상황실’이라는 이름의 기구는 없지만 이 곳에서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대책을 수행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날 KT 청문회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불참한 것을 놓고 여야 사이의 공방이 벌어져 한 시간가량 지체됐다. 유 장관은 당초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에 동행하게 돼 지난 12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중요 책임자가 빠진 청문회는 내실이 없다며 한동안 회의 진행을 거부했다. 출석을 요구한 증인이 유 장관과 황 회장, 오 부문장 세 명인데 그 가운데 한 명이 출석하지 않은 만큼 제대로 된 청문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청문회 시작에 앞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만이 출석해 과기부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뜻을 전달했고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한 시간 지난 오전 11시에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과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회의실에 들어와 청문회가 시작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