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적정 기업가치에 시선이 몰린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와 함께 통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데 주가 변동과 부채 규모 등 변수도 많아 매각절차가 오래 걸릴 수록 새 주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부담 최대 2조, 대한항공 제주항공은 반사이익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16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최소 1조 원에서 2조 원 사이로 추산된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이날 전일보다 16.07%(1170원) 상승한 8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9천 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아시아나항공과 산업은행이 기존에 맺은 업무협약의 기한이 만료되기 하루 전인 5일 3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는 2배 넘게 뛰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가치도 오른다. 

금호산업이 제출한 수정 자구안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지닌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주식 매각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은 금호산업이 지닌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6868만8063주)를 사들이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주가 상승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6868만8063주)의 가치가 5천억 원으로 올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자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적정가치를 두고 고민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대금은 5천억 원을 웃돌 것"이라며 "올해 예상되는 차입금 상환까지 고려해 추가 유상증자 규모는 5천억 원에서 1조 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기업은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과 자회사를 사들이기 위해 최대 1조 원,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소 5천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이 필요하다"며 "결국 1조5천억 원에서 2조 원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가치를 5천억 원 정도로 잡고 경영권 프리미엄,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인수자금 등을 포함하면 1조 원, 여기에 자회사 지분가치 등이 감안되면 단기적으로 부담해야 할 부채비용을 제외하고라도 인수자금이 2조 원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를 묶어 ‘통매각’을 진행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 지분 100%, 에어부산 지분 44.2%, 아시아나IDT 지분 76.2%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들이 아시아나항공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자회사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매물로서 몸값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전후해 자회사들의 주가 역시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다만 협의가 있으면 자회사를 따로 매각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기업은 인수금액과는 별개로 차입금도 갚아야하는 부담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4월 초 공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부채는 7조979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649%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의 총차입금은 2018년 말 기준으로 3조4천억 원 정도다.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 원이다.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도 상환해야 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6일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7조 원이 아니라 3조6천억 원이 조금 넘는다”며 “기업을 인수할 때 부채를 다 갚아야 하는 게 아니고 적정한 자본이 조달됐을 때 큰 무리 없이 들고가는 구조만 되면 부채를 그냥 안고 간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절차가 막 시작되는 단계인 만큼 실사 과정,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방침 등에 따라 변수가 적지 않은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따른 항공업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들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경쟁이 완화돼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고운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들은 포화된 공항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며 "전체 공급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항공업계 2위 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시간을 소모할 수밖에 없어 경쟁사는 기회"라고 내다봤다.

류제현 연구원은 "주요 노선에서 2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으로 항공사 사이의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며 "대부분 항공사가 경쟁 완화의 수혜를 입을 것이며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것은 규모의 경제와 우월한 자금력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제주항공과 대한항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