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까?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막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승부사’ 김승연, 한화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할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그룹은 SK그룹 등과 함께 재계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유력한 후보자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항공산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최대 장점으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엔진사업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보잉 등 민간항공기에 들어가는 엔진부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한화그룹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규모 민항기여객사를 운영하면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한화그룹은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로케이항공에 160억 원을 투자한 경험도 있다. 당시 에어로케이항공은 사업면허를 얻지 못했고 한화그룹은 투자금을 전액 회수했다.

인수전 참여의 관건은 자금여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33.47%에 경영권 프리미엄, 추가 유상증자 비용 등을 모두 합치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1조5천억 원 내외의 자금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한화그룹은 현재 매각가가 1조 원 이상으로 알려진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추가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는 데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2018년 재무제표로 볼 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자금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는 2018년 말 기준 2조9445억 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말보다 39.6% 늘었다.

한화는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 계열사와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비금융계열사를 모두 연결기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금융자회사를 통해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정확한 자금여력을 따지려면 금융자회사 자산을 빼고 봐야하는데 이때도 자금상황에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한화는 2018년 말 개별기준으로 3553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케미칼(2281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62억 원), 한화건설(6819억 원) 등 한화의 몇몇 비금융 자회사의 개별기준 현금성자산만 더해도 1조5천억 원이 넘는다.
 
[오늘Who] ‘승부사’ 김승연, 한화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할까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프랫앤휘트니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항공기 GTF엔진.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한 회사로 평가 받는다.

김 회장은 1980년대 한양화학(한화케미칼), 정아그룹(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을 인수해 몸집을 불렸고 2000년대 들어서도 2000년 동양백화점(한화타임월드), 2002년 대한생명(한화생명), 2010년 이후 솔라펀, 큐셀 등 태양광업체들(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계열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테크윈, 한화토탈 등) 등을 인수하며 재계 순위를 2018년 8위까지 끌어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말 연결기준으로 8조2천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8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61조3천억 원 규모의 공정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전체 자산의 14% 이상을 늘리며 7위 GS그룹을 넘어 6위인 포스코그룹(공정자산 규모 79조7천억 원)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자산 규모를 따질 때 '공정자산' 개념을 사용하는데 금융과 보험 계열사는 전체 자산이 아닌 자본총액과 자본금을 비교해 큰 금액을 공정자산으로 쓴다.

김 회장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빈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현재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