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호텔사업에서 영업적자를 내면서도 공격적 확대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백화점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인 면세점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호텔사업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호텔사업 적자에도 공격 앞으로 계속하는 이유

▲ 이용호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


12일 신세계조선호텔에 따르면 앞으로 서울과 부산 제주도 등 3곳의 호텔사업 운영권을 따내고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첫 독자 호텔브랜드인 ‘레스케이프’를 출범하면서 앞으로 5년 동안 5개 이상의 호텔사업장을 늘리기로 했는데 벌써 3곳의 운영권을 확보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20년 하반기부터 켄싱턴제주호텔 자리에서 호텔사업을 운영한다.

켄싱턴제주호텔은 이랜드그룹의 계열사인 이랜드제주리조트가 2010년 서라벌 호텔을 인수 개발해 2014년 6월부터 켄싱턴제주호텔로 운영해왔던 곳이다.

신세계그룹은 서울 강남 르네상스호텔을 개발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과 협의해 호텔 운영을 맡기로 했다. 앞으로 260실 규모의 호텔을 운영하게 됐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노보텔부산을 사들인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과도 호텔 운영을 위한 협의를 마쳤다.

신세계그룹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과 부산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남산, 레스케이프 등 모두 4곳에서 호텔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5년 안에 2배 이상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세계그룹에서 호텔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는데 호텔 사업장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에 힘이 실렸다는 뜻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18년 영업손실 75억9100만 원을 냈다. 2017년에 영업이익 7억3400만 원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에서 호텔사업의 매출 비중은 적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17년 기준으로 매출 1799억 원을 냈다. 2017년 신세계그룹이 매출 24조406억 원을 낸 것에 비춰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호텔산업은 공급과잉 등의 이유로 전망이 좋지 않다. 그런데도 신세계그룹이 이렇게 호텔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핵심사업인 백화점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면세점사업을 펼치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1월 국내 호텔산업 전망을 놓고 “호텔산업은 공급 확대와 시설투자를 통한 점유율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며 “방한 외래객 및 국내 '호캉스' 등을 바탕으로 호텔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호텔 공급 확대로 경쟁강도가 높게 유지되고 있어 회사별 영업실적을 지켜봐야한다”고 내다봤다.

신세계그룹은 크게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두 축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면세점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호텔사업의 확대도 당장의 수익성을 기대하기보다 면세점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면세점업계 양강으로 꼽히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도 면세점과 호텔을 같이 운영한다. 특히 호텔롯데는 호텔과 백화점 면세점이 연결돼 있어 호텔에 머무는 고객들에게 편리한 쇼핑 서비스로 면세점사업을 차별화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최근 호텔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그룹차원의 의사결정 보다는 자체적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호텔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