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모두를 담보로 내놓는 대신 3년의 경영정상화 시간과 추가 자금 5천억 원을 요청했다.

3년 안에 경영 정상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절차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박삼구 금호고속 지분 걸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안 되면 매각"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KDB산업은행은 1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자구안을 살펴보면 박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을 모두 담보로 제공한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이 위치한 기업이다.

박 전 회장의 아내와 딸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13만3900주(4.8%)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2.7%는 2015년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돼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이 이 담보 지분을 풀어주면 모두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서(MOU)를 맺은 뒤 3년의 경영 정상화 이행 여부를 평가받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만약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보유지분 및 상표권 사용 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5천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요청했다.

박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밖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등 보유자산을 포함해 그룹 계열사의 자산을 매각해 채권단이 지원한 자금을 갚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면서 인력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채권단회의를 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