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그동안 쌓아온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역량을 바탕으로 카드업계의 새 성장동력 확보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빅데이터 활용규제를 풀기로 하면서 신한카드를 단순 결제회사에서 디지털 플랫폼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임 사장의 계획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영진, 신한카드 빅데이터 역량으로 신사업 경쟁에서 앞서간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금융위는 카드사에게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사업)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CB) 겸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은 신한카드가 제안한 사업으로 신한카드는 금융위의 규제 샌드박스 우선심사 대상에도 포함됐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새 서비스에 적용되는 관련 규제를 최대 4년 동안 풀어주는 제도로 4월에 제2·3차 혁신금융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포함될 서비스가 확정된다.

금융위가 규제 샌드박스 우선심사 대상에 오른 서비스들을 가급적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신한카드의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역시 순조롭게 규제 샌드박스 대상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른 카드사들이 신용정보법이 개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신한카드는 한발 먼저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은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의 특수성을 반영한 신용평가체계를 운영하는 사업으로 카드사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결과를 자체 내부심사 모형에 활용하거나 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에 제공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저축은행, 신한캐피탈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신한카드의 빅데이터를 직간접적으로 활용할 기회가 열리면서 그룹 계열사에 빅데이터 노하우를 전파하는 중추적 역할도 맡고 있는 신한카드의 존재감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금융위가 내놓은 카드사 수익원 다각화방안이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분을 메우기에는 미약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2017년 취임한 뒤부터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디지털회사로 변신’을 목표로 달려온 임 사장에게 규제 걸림돌이 없어졌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임 사장은 평소 “변화를 거부하면 ‘도태’되고 변화를 받아들이면 ‘생존자’가 되지만 변화를 주도하면 ‘리더’가 된다”고 강조한다.

다른 카드사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영역의 수익성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인 것과 달리 신한카드는 일찍부터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하는 데 공을 들여온 만큼 머뭇거리지 않고 신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신한카드는 서울시와 한국은행 등 공공기관에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제공하며 빅데이터 노하우를 쌓는 것과 동시에 외국인의 지출 데이터 분석 및 외국인 전용 신용평가모형 등을 개발하는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틈새시장을 공략해왔다.

또 지난해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손잡고 상업용 부동산 분석 및 컨설팅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빅데이터 활용범위를 민간영역으로 점차 넓혀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신한카드의 새 수익원 확보를 위해 적극적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신한카드를 향한 그룹 차원의 투자 및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태연 신한금융지주 재무팀 본부장은 2월 신한금융지주 콘퍼런스콜에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기존 카드업만으로는 버거울 수 있다”며 “신한카드와 함께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신사업영역 확대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