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베트남사업에서 외형적으로는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법인이 2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김동원 상무는 한화생명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데 흑자 전환 과제가 무겁다.
 
한화생명 베트남사업 아쉬움 많아, 김동원 흑자전환 이뤄낼까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9일 한화생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상무는 11일 한화생명 베트남 진출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해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사업계획 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 10주년 기념행사에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과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의 참석은 결정됐지만 김동원 상무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한화생명의 해외사업 가운데 특히 베트남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말 김승연 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도 베트남 빈그룹의 팜 느엇브엉 회장과 만나 금융 분야 협력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김 상무는 베트남에서 투자와 현지화 작업이 10년 동안 진행된 만큼 이제는 베트남 법인의 흑자 전환이라는 내실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법인의 수입보험료 규모와 지점 수, 보험설계사 수가 증가하는 등 외형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은 베트남 법인이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2016년 순이익 4억 원가량을 거둬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는 듯했지만 2017년 순손실 139억 원, 2018년 순손실 79억 원을 거두면서 2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2017년과 2018년 베트남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준비금 추가 적립 등으로 순손실을 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전체 생명보험시장은 2018년 4분기 신계약보험료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3308억 원가량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생명보험시장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은 국영보험사인 바오비엣(Bao Viet)생명과 외국계 보험사인 프루덴셜, 메뉴라이프, 다이이치생명, AIA생명 등 상위 5곳이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베트남에서 영업하고 있는 18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8위 정도의 생명보험사로 성장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아직 3% 정도로 상위 보험사와 격차가 크다. 

상위 생명보험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시장에서 한국 생명보험사들과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베트남 현지 생명보험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설립하는 등 현지 보험사 지분을 인수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베트남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이 쫓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상위 보험사들의 점유율을 빼앗아야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 해외법인의 흑자 전환시기를 보통 10년 정도로 보고 있는 만큼 한화생명의 베트남 법인도 안정적 수익을 낼 때가 됐다”며 “베트남사업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야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시장 공략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