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온전히 물려받아 경영권 승계에 성공할 수 있을까?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제인 한진칼 지분 확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등의 계열사들을 모두 지배하고 있는 형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30%, 진에어 지분 60%, 칼호텔네트워크 지분 100%, 한진 지분 22.2%, 정석기업 지분 48.3%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한진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3월29일 열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을 반대했던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 지분 13.47%를 들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을 겨냥해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던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6.64%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대주주의 지분만 20.11%인 셈이다.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기 전에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은 17.84%다. 조 회장 생전에도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공격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을 살피면 조원태 사장으로서는 조 회장의 지분을 고스란히 물려받아야 한다.
문제는 조양호 회장이 조원태 사장에게 지분 승계작업 등을 전혀 해놓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는 점이다.
2018년 한진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한진칼 지분을 각각 2.34%, 2.31%, 2.3%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의 세 자녀가 모두 비슷한 지분을 들고 있는 만큼 3남매 사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양호 회장의 아버지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자녀들에게 균등하게 상속했던 것을 살피면 조 회장이 자녀들에게 나눠서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남겼을 가능성도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조현민 전 전무가 진에어 부사장을 맡았던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의 호텔사업을, 조현민 전 전무가 진에어를 맡게 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현재 한진그룹이 한진칼을 중심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가 정리돼 있기 때문에 나중에 계열분리를 하더라도 일단 조원태 사장에게 한진칼 지분을 몰아주는 형태의 이면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오너경영체제의 안정화를 먼저 꾀한 뒤 역할분담이 진행될 수 있다는 뜻이다.
3남매 공동경영체제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이른 시점에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은 두 딸의 경영복귀를 둘러싼 여론이 곱지 않을 뿐더러 향후 경영에 나선다하더라도 계열분리를 통한 독립경영 가능성이 높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의 성향을 고려하고 한진그룹의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사망했을 때 4명의 아들이 그룹을 분할해 경영한 점을 참고한다면 공동경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조 회장이 공증된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다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경영권 승계의 열쇠를 쥐게 될 가능성도 있다. 민법상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가장 선순위 상속인과 동순위의 상속인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조 회장의 상속인이 직계비속(자녀)이기 때문에 이 전 이사장의 상속분은 현재 조 회장의 상속인 가운데 가장 많게 된다.
민법 제1009조 2항은 “피상속인의 배우자의 상속분은 직계비속과 공동으로 상속하는 때에는 직계비속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원태 사장이 조 회장의 지분을 온전히 물려받게 된다 하더라도 상속세 역시 막대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의 유가증권 가치는 약 3454억 원으로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하면 조양호 회장 일가가 내야하는 상속세는 1727억 원 수준”이라며 “2018년 조양호 회장 일가가 받은 배당금은 약 12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납부가능한 금액과 부족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진칼과 한진의 배당 증액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제인 한진칼 지분 확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등의 계열사들을 모두 지배하고 있는 형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30%, 진에어 지분 60%, 칼호텔네트워크 지분 100%, 한진 지분 22.2%, 정석기업 지분 48.3%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한진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3월29일 열린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을 반대했던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 지분 13.47%를 들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을 겨냥해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던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6.64%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대주주의 지분만 20.11%인 셈이다.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기 전에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은 17.84%다. 조 회장 생전에도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공격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을 살피면 조원태 사장으로서는 조 회장의 지분을 고스란히 물려받아야 한다.
문제는 조양호 회장이 조원태 사장에게 지분 승계작업 등을 전혀 해놓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는 점이다.
2018년 한진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한진칼 지분을 각각 2.34%, 2.31%, 2.3%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의 세 자녀가 모두 비슷한 지분을 들고 있는 만큼 3남매 사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양호 회장의 아버지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자녀들에게 균등하게 상속했던 것을 살피면 조 회장이 자녀들에게 나눠서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남겼을 가능성도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조현민 전 전무가 진에어 부사장을 맡았던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의 호텔사업을, 조현민 전 전무가 진에어를 맡게 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현재 한진그룹이 한진칼을 중심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가 정리돼 있기 때문에 나중에 계열분리를 하더라도 일단 조원태 사장에게 한진칼 지분을 몰아주는 형태의 이면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오너경영체제의 안정화를 먼저 꾀한 뒤 역할분담이 진행될 수 있다는 뜻이다.
3남매 공동경영체제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이른 시점에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은 두 딸의 경영복귀를 둘러싼 여론이 곱지 않을 뿐더러 향후 경영에 나선다하더라도 계열분리를 통한 독립경영 가능성이 높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의 성향을 고려하고 한진그룹의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사망했을 때 4명의 아들이 그룹을 분할해 경영한 점을 참고한다면 공동경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조 회장이 공증된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다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경영권 승계의 열쇠를 쥐게 될 가능성도 있다. 민법상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가장 선순위 상속인과 동순위의 상속인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조 회장의 상속인이 직계비속(자녀)이기 때문에 이 전 이사장의 상속분은 현재 조 회장의 상속인 가운데 가장 많게 된다.
민법 제1009조 2항은 “피상속인의 배우자의 상속분은 직계비속과 공동으로 상속하는 때에는 직계비속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원태 사장이 조 회장의 지분을 온전히 물려받게 된다 하더라도 상속세 역시 막대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의 유가증권 가치는 약 3454억 원으로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하면 조양호 회장 일가가 내야하는 상속세는 1727억 원 수준”이라며 “2018년 조양호 회장 일가가 받은 배당금은 약 12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납부가능한 금액과 부족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진칼과 한진의 배당 증액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