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성과를 내고 있다.

8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전자는 새 성장가전과 올레드 TV사업을 중심으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등 올레드사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성장가전과 올레드TV 투자성과 거두다

▲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두 회사가 몇 년 째 진행한 대규모 기술투자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공개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구개발에 꾸준히 대규모 비용을 투자해왔다.

LG전자는 매년 전체 매출의 7% 수준의 비용을 연구개발에 쏟아왔는데 2018년 연구개발에 들어간 자금만 3조9683억 원으로 영업이익인 2조7032억 원을 웃돌았다.

LG디스플레이도 2016년부터 연구개발 비용을 계속 늘려 지난해 2조641억 원을 투입했다. 이는 최근 3년 동안 가장 큰 규모의 투자로 매출액의 8.5%를 차지했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5.4%, 2017년 6.9%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가장 대규모로 투자가 이뤄졌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이런 행보는 최근 들어 제조업과 IT(정보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투자 감축추세와 상반된 것으로 연구개발비가 실적에 부담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 가전부문에서 영업이익 6600억 원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예상되는 영업이익률 12.5%도 역대 최고치다.

미세먼지 기승으로 실내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의류관리기기와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의 매출이 크게 기여했다. LG전자는 경쟁사에 앞선 기술력으로 이런 시장을 선점했다.

이는 LG전자가 일치감치 가전사업의 보폭을 새 성장가전으로 넓히고 연구개발을 지속해 온 덕으로 LG전자는 의류관리기기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독보적 지위를 구축하도록 했다. 뒤이어 내놓은 공기청정기와 건조기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가전제품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누리꾼들은 ‘가전은 역시 LG전자’, ‘LG전자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이후로 집안에 잔먼지가 없다’ 등 우호적 반응을 내놓았다.

최근 내놓은 새로운 콘셉트의 가전제품에 힘입어 앞으로 실적 전망도 밝을 것으로 점쳐진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수제맥주 제조기와 아이스크림 제조기, 협탁 냉장고, 탈모치료 의료기기 등 뉴라이프가전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브랜드 가치를 강화해 수익성을 꾸준히 높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글로벌 올레드 TV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형 올레드 패널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세계 유일의 양산기업이라는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시장이다. 

LG전자는 65인치 이상 대형 올레드 TV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도 TV사업에서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반기부터는 8K 올레드 TV와 롤러블 올레드 TV 등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디스플레이도 올레드 패널에 집중 투자해 온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들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패널부문 매출은 2018년 3조3천억 원 수준에서 올해 10조4천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에서 40%까지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형 올레드(POLED)사업도 자동차용 패널과 중국 제조회사에 공급될 스마트폰용 패널 등으로 적자폭을 줄일 것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용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해 온 투명 올레드 패널이나 롤러블(마는) 패널 등의 활용도가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효율적 연구개발비 집행을 통해 2020년까지 올레드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