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0세.

고인은 재직기간 중 대한민국의 국적 항공사였던 대한항공을 세계에서 주목하는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글로벌 대한항공' 키운 조양호, 평생 사랑했던 하늘로 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고인은 1948년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인천에서 태어났다.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동생이다. 동생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은 2006년 지병으로 숨졌다.

인하대학교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1984년 정석기업 사장, 1989년 한진정보통신 사장을 거쳐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올랐다.

고인은 1997년 괌에서 발생한 항공기사고 이후 안전에 온 힘을 쏟아 대한항공의 안전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오르며 선친의 뒤를 이어 한진그룹 경영을 지휘했다.

한진그룹 회장에 오른 뒤에는 항공운송, 해상운송, 육로운송 등 운송물류 분야에서 그룹의 몸집을 크게 키웠다.

1996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4년부터 국제항공운송협회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을 맡아 국제항공업계에서 한국의 국적항공사 이해를 대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맡아 재계에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한국-프랑스 최고경영자 클럽 회장,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민간외교에도 공헌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아시아탁구연합(ATTU) 부회장 이사 등 스포츠 지원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특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켰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있다.

일가족 모두 로스엔젤레스 병원에서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운구와 장례일정 및 절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조 회장은 평생 가장 사랑하고 동경했고 모든 것을 바쳤던 하늘로 다시 돌아갔지만 조 회장이 만들어 놓은 대한항공의 유산들은 영원히 살아 숨쉬며 대한항공과 함께 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